나의 시작이 누군가에게 희망으로 가닿기를
"완치하셨다는 운동이랑 병원 정보 좀 주세요."
2년 전 브런치에 썼던 글을 보고 개별 문의를 정말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나는 놀랐다. 나처럼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다들 얼마나 절실하면 일면식도 없는 내게 이메일을 보낼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렸다.
A님께 병원 정보와 운동법을 보내드렸더니 얼마 후 다음과 같은 답장이 왔다.
"정말 많이 호전되었어요! 감사한 마음에 작은 선물을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한토리님 덕분에 저도 좋아졌고, 지금은 브런치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요."
선물은 마음으로만 감사히 받기로 하고 정중히 거절했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그 따스움은 가슴에 오랫동안 남았다. 병원 한 군데, 운동법 하나 알려드렸을 뿐인데 왜 이렇게 고마워하실까?
그 이유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대학병원에서도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몸은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아팠던 경험이 있기 때문 일터. 나 역시 오랜 시간 병원 쇼핑을 해야 했던 '자율신경실조증'을 겪었기에 그 힘든 마음들을 깊이 이해했다. 병명도 낯설었던 이 병으로 나는 5년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살아왔다.
ㅡ
반면, B님은 나의 정보를 받아 병원을 다니기보다는 운동만 하기로 했다가, 더는 호전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다시 내게 메일을 보내왔다. 마치 나에게 다시 작은 희망이라도 얻고 싶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나의 경험과 내가 추가로 찾은 방법들을 공유했고, "꼭 좋아지실 거예요."라는 위로를 덧붙였다. 그때 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깨달았다.
ㅡ
아팠던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자주 이 질문을 던졌다.
"너는 뭘 할 때 기분 좋고 편안하니? 잘하는 것 말고, 좋아하는 거 말이야."
40년을 살아왔으니 잘하는 건 뭐라도 하나쯤 있었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내 생활을 차근차근 되짚어보며 생각하니 몸이 아플 때에도, 마음이 막힐 때에도 나는 책을 찾았다. 육아가 막막할 때에도, 삶이 답답할 때에도 책을 찾아 읽고, 가끔 쓰기도 했다. 그러다 깨달았다.
"나는 책 읽고 생각하고, 그러다 가끔 글을 쓰는 것에 기분 좋음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막연히 '책'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잡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그런 나에게 아는 동생이 말했다.
"언니, 책 즐겨 보니까 책스타그램 같은 거 잘할 것 같아요."
책스타그램? 용어도 생소했던 내가 처음에는 "내가 무슨 이런 걸..." 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나도 모르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끌려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되어있다는 아이폰을 사러 가고 있었다. 팔로워 0명, 맨땅에 헤딩하듯 '책스타그램'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시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도전 자체가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될 거라 믿으며, 혹 나의 좌절과 과정에서의 실패가 누군가에게 또 다른 공감과 위안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용기 내어 서툴게 한 발을 내디뎌 보려 한다.
다음 화에서는 '한토리'가 '책스타그램'을 시작하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마흔에 처음으로 해보는 인스타그램인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저는 계정부터 만들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