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불합격하였습니다.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든 생각하고 실행하면 최상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이루어내고 성과를 가져오는 것이 나였다. 그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미래를 원하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불합격 세 글자를 꽉 차게 마주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제 나의 가치가 전부 정의됐구나, 였다. 나의 자신감은 오만이었고 용기는 만용이 되었다. 그까짓 세 글자 하나에 나를 죽인 것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노라 뿌듯하게 마무리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더 생각하다간 정신에 해로울 것 같아서 생각을 멈췄다.
나는 잘못한 것 없이 떳떳하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 잘못했다 생각하지 않아도 세상 또한 그리 생각할까? 그래서 세상 탓을 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 세상의 탓이고, 나의 빛남과 올곧음을 알아보지 못한 세상의 탓이다.
속절없이 빌었다. 어디에 비는 줄도 모르고 용서를 구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나는 어리석어서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기도했다. 내가 이리 아프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함은 부디 내게 길을 알려달라고. 종교가 없는데도 그때는 신을 찾고 창조주를 찾았다. 세상이 내가 미워서 그런 것 같으니 한 번만 용서해 달라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숨이 트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세상을 알고 지혜로우며 총명하다 생각한 것은 나의 착각이며 교만이었고 실은 나는 그다지 잘난 존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뒤에는 현실에 만족할 것을 강요받는 게 두렵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이다. 내가 비슷한 이유로 길을 잃었을 때 이 책을 보며 나를 다잡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다. 나이가 어떻든, 직업이 어떻든. 실패와 사회가 보는 시선에 내가 어떻게 문드러졌는지, 또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지를 보며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부디 내가 모든 것을 놓고 내 이상과 꿈을 포기하고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를 앞으로도 쭉 오르지 못할 높은 나무를 바라볼 수 있기를.
나와 당신 모두가 찬란하기를.
위기와 고통이 성장과 기회가 되기를.
그리고 앞으로도 아플 일이 많을 테지만 조금은 덜 아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