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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시리즈1, 아들과 축구하며 육아하는 법

춤추는 거리: 아들과 나누는 인생의 리듬

by 하늘바람

한 평 남짓한 우리 집 거실이 때로는 캄프 누에가 되고, 때로는 알리안츠 아레나가 됩니다. 7살 아들의 상상력이 만든 축구장에서, 나는 매일 저녁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경기를 치릅니다.


"아빠, 오늘은 내가 메시야!"


반짝이는 눈으로 선언하는 아들 앞에서, 나는 어느새 수비수가 되어 있습니다. 70센티미터. 우리 부자가 만들어내는 미학적 거리입니다. 이 거리는 단순한 물리적 수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과 존중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 보이지 않는 마법의 선입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아들은 숨 막혀합니다. 그의 작은 발끝에서 시작되는 창의적인 움직임들이 질식하고 맙니다. 반대로 너무 멀어지면, 그의 눈빛에서 외로움이 피어납니다. 축구는 핑계일 뿐, 이것은 사실 우리가 매일 밤 연습하는 '관계의 안무'입니다.


인생의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이 거리는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포옹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때로는 홀로 서기를 배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조석의 리듬처럼, 밀물과 썰물의 춤사위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아빠, 이번엔 진짜 골 넣을 거야!"


아들의 선언에 나는 미소 짓습니다. 그의 드리블은 서툴지만, 그 안에는 우주가 있습니다. 나는 그 우주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움직입니다. 때로는 일부러 빈틈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것은 패배가 아닌, 성장을 위한 선물입니다.


우리의 거실 축구는 종종 삶의 은유가 됩니다. 연인 사이의 거리,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 친구 사이의 거리... 모든 관계는 이처럼 섬세한 거리 조절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마치 실내악 연주자들이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만들어내는 하모니와도 같습니다.


어떤 날은 아들이 골을 넣고, 어떤 날은 내가 막아냅니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춤사위, 이 리듬, 이 거리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배우고, 존중하는 법을 익힙니다.


나는 종종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아들이 자라,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춤을 추게 될 때, 오늘 우리의 이 작은 축구 경기가 그의 인생에 어떤 울림으로 남을까. 아마도 그때, 그는 깨달을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는 가까이 다가가고, 때로는 멀어질 줄 아는 것이라는 것을.


70센티미터. 오늘도 우리는 이 마법 같은 거리에서 삶의 춤을 춥니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어설프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갑니다.


"아빠, 한 판 더 할까?"


나는 미소 짓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춤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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