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26. 3. 14.

by 하뉼기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 #뮤지컬 #막공 #20260308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뮤지컬로 보고 왔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성장하는 내내 보고 또 봤던 작품을 뮤지컬화 해서 볼 수 있다니 감사했다.


대부분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돼지가 되는 장면을 충격으로 꼽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하쿠가 치히로에게 가마할아범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 낯선 곳에서 혼자서 와다다다 찾아가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 깊었더랬다. (특히 계단을 진짜 빨리 내려가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시절 나는 ‘내가 저걸 해내지 못해 우리 가족을 구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란 상상을 했던 것 같다. (뮤지컬에선 이 장면이 살짝 아쉽긴 했다. 박진감 넘치게 표현하면 라이브라 다칠 수 있으니 오히려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2002년, 영화가 상영화된 그 시기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이 정말 앞서나가 있다는 느낌을 줬다. 지금봐도 어색한 장면이 없을 정도이니 기술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 싶다.


2026년, 뮤지컬화된 센치행은 완전 아날로그 그 자체였다. 유바바가 새가 되어 날아다니는 장면도 막대기로 사람이 움직였고, 가오나시가 인물을 잡아먹는 장면도 입을 점점 크게 만들어 사람들이 투입되었다. 심지어 개구리, 머리 세개와 같은 인물들도 모두 사람이 해냈다. 오히려 조명이나 안개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들은 바다나 온천물과 같은 부분에만 극도로 최소화하여 사용한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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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돌고도는 시기에 이젠 뭐가 앞선 것이고, 뭐가 뒤쳐진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뒤쳐져 있다고 생각한 것이 유행의 가장 선두주자가 되어 있던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기술만큼은 항상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기술력이라고 불리는 것도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humanintheloop 가 각광받는 이 시대에 이젠 기술마저도 인간이 조절해나가야 하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마치 유행이나 취향처럼, 기술도 개인의 인간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영역이 아닌 각자의 선택으로 넘겨야 하는 부분이 된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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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어로 진행된터라 자막이 필수였는데, 맨 윗층 맨 뒷자리가 사뭇 괜찮았다. 자막이랑 공연을 같이 보기 편했다 :) 공짜표를 하사해주신 이모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나의 어린시절이 센치행과 같은 애니메이션이 많았던 시기였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