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피 지망생 Jan 12. 2023

모든 건 이미 내 안에 있었다

돌이켜보면,


사진을 찍을 때 울림의 크기를 결정했던 건,

내가 찍고 있는 카메라의 사양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찍었느냐였다.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의 색깔을 결정했던 건,

내가 쓰고 있음향기기의 음질이 아니라 지금 내 감정주파수에 맞는 음악을 선곡할 줄 아느냐였다.

여행을 다닐 때 설렘의 크기를 결정했던 건,

내가 타고 있는 차의 브랜드가 아니라 어디로 가고 있느냐였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내 기분을 결정했던 건,

내가 사는 집의 가격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느냐였다.

사람들과 섞였을 때 내 위치를 결정했던 건,

사람들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나는 어느만큼의 사람인가였다.

술을 마실 때 다음 날 숙취의 정도를 결정했던 건,

술의 종류가 아니라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시느냐였다.

글을 읽을 때 여운의 길이를 결정했던 건,

누가 쓴 글을 읽고 있는가가 아니라 작가의 마음과 내 마음이 어느 만큼 포개어졌느냐였다.

글을 쓸 때 감정의 밀도를 결정했던 건,

무엇을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진심을 어느 만큼 담았느냐였다.


따지고 보면,

모든 건,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실수하면 죽는다. 고로 나는 집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