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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피 지망생 Nov 01. 2018

에베레스트 초등자는 힐러리?

[퀴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을 제일 먼저 등정한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리’라고 답했다면 틀린 답은 아니다. 

그러나 정답도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1953년 5월 29일, 인류 최초로 힐러리가 지구 꼭대기에 두 발을 딛고 섰을 때, 그곳에는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텐징이 없었다면 힐러리의 위업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어느 TV 광고에서는 ‘결국 세상은 1등만 기억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힐러리와 텐징의 예를 들었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라는 천박한 카피와 함께.


힐러리가 밝힌 진실은 이렇다. 

“셰르파였던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눈 앞에 두고 뒤처진 나를 3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그들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으나 사람들은 둘 중 누가 먼저 에베레스트 정상에 닿았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훗날 힐러리가 몇 발짝 먼저 에베레스트 정상에 닿았음이 밝혀졌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들 모두 누가 먼저 오른 게 중요하지 않으며 함께 올랐음을 늘 강조했다. 텐징은 “힐러리가 먼저 정상을 밟았다.

두 번째로 에베레스트를 밟은 것이 부끄러움이라면 그 부끄러움을 평생 기꺼이 갖고 살겠다.” 라고 말했고, 힐러리는 늘 정상을 앞두고 자신을 기다려준 텐징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세상은 힐러리만을 기억했다. 이래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라는 유행어가 나온 걸까.




그들은 분명 함께 정상에 올랐다.

 따라서 퀴즈의 정답은 “에드먼드 힐러리 & 텐징 노르가이”가 되어야 한다. 사심을 조금 보탠다면, 충분히 정상을 먼저 오를 수 있었음에도 극한의 상황에서 힐러리를 기다려준 텐징 노르가이를 앞에 넣고 싶다. 에베레스트 초등자는 “텐징 노르가이 & 에드먼드 힐러리”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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