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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철홍 May 30. 2024

환경영화제 추천작 : 좋은 환경 영화란 무엇일까.

<광천동 김환경>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


씨네21 1458호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스페셜 에디션 호에 올해 6월 5일부터 열리는 21회 환경영화제 상영작 추천사를 썼다. 이 글은 그 추천사의 추천사. 총 다섯 편에 대해 적었는데 그 추천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라는 애니메이션 영화, <광천동 김환경>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두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많이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진 않지만 그래도 다섯 편(+@)의 영화를 보며 -


사람들이 다 함께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마련한 자리,


그런 곳에선 무슨 영화를 트는 게 좋은 것일까를 생각했다.



그건 물론 다 보고 나서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 영화인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누군가의 머릿속에 특정한 생각의 씨앗을 심는 것,


‘환경’을 ‘인셉션’하는 것은 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일까. 



놀랍게도 이름이 진짜로 ‘환경’인 <광천동 김환경>의 감독/주인공은 1970년 광천동에 건설된 광주광역시 최초의 아파트에 제 발로 입주한다. 시간이 멈춰버린 이 아파트는 낙후된 시설로 인해 남아 있는 주민이 얼마 없다. 아무런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고요한 공간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김환경의 질문 때문이다. 김환경은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청한다. 여기에 김환경이 있어서, 영화가 있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 역시 위기에 처한 한 오래된 공동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북미 원주민들의 터전이 있는 장소에 대기업의 송유관이 설치된다는 것이 그 위기이다. 보통(?)의 환경 영화라면 이 상황에서 공사를 막기 위한 주민들의 육체적 저항이 나올 것이 예상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이 영화에는 옛날 이야기가 나온다. 마을의 가장 큰 어르신이 아이들을 모은 뒤 자신의 부족의 탄생 설화를 말하기 시작한다. (그 설화가 정말 독창적이고 신비롭게 느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힘이 센 이야기는 사람을 바꾼다.


좋은 말 수백 마디로는 바뀌지 않던 사람들이, 이야기 하나 때문에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인과 관계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러나 분명 이 노력 에너지가 세상을 바꿀 거라고 믿는다.


그 노력들이 무분별한 송유관을 막아낼 것이다.


http://cine21.com/news/view/?mag_id=105180

http://cine21.com/news/view/?mag_id=10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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