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후 : 뼈의 사원>
뼈.. 무언가가 존재하려면 뼈가 있어야 한다. 뼈대가 튼튼해야 세계도 튼튼하다. 반면 뼈는 보기에 좋지 않다. 드러난 뼈대를 보는 것은 즐기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인지 뼈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뼈만큼 중요한데 잘 보이지 않는 게 또 있을까 싶다. <28년 후 : 뼈의 사원>은 뼈 같은 영화다. <28일 후 시리즈> 세계관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조각이지만, 어쩌면 이 장르를 즐기는 데에는 걸리적거릴 수도 있다. 무뼈가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뼛속까지 뼈로 가득하다. 주인공 켈슨은 뼈로 탑을 쌓는다. 인간의 피부 밑에 숨겨져 있다가 그 인간이 죽으면 다시 땅밑에 묻히는 뼈가 하늘로 솟구쳐 있다. 어디서 봐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뼈가 있다. 마치, 내가 여기 있었다, 말하는 듯. 내가 여기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듯.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죽었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있다는 것을 뼛속까지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메멘토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