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한다. 시무식
시무식
2023년
1월 2일, 월요일 회사는 시무식을 한다. 다른 회사가 하듯이.
아침 식사 중에 아내가 묻는다.
'오늘 뭐 있어요?'
'응, 오늘 우리 시무식이 있어'
아내는 얇은 미소를 띠는데, 알겠다는 의미기도 하면서 그래? 너희 회사가?라는 중의적 표정임을 한 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자격지심이거나 삐뚤어진 시각이 아니고 보이는 그대로를 읽었고 읽은 내용을 확인차 물었다. 절대 빈정싱한 모습은 아니었다
'왜? 우스워? 우리 회사가, 쪼그마한 회사가 별거 다 한다는 표정이다 ㅎ'
안다. 결코 비하하거나 깔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냥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표정을 내가 조금 꼬아서 해석했을 뿐이다. 아내는 지금 직장을 대학졸업 후 지금까지 꼬박 15년 넘게 다니고 있다
큰 기업이면서 조직적이고 타 부서는 서로 모르는 일종의 수직적 구조의 대기업이다 역사도 50년이 넘는다. 그에 비해서 우리 회사는 이제 10년 하고 6개월이 지난 작고 작은 기업이다. 직원들도 서로서로 다 알고 가족 같은 기업보다는 조금 큰 회사다. 공동 창업하고 어느덧 10년을 넘었다. 종종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속도 모르고 이제는 안정이 되었을 거란 이야기를 하지만 아니다. 결코 아니다. 하루하루 정도는 아니지만 다음 달이 다다음 달이 걱정인 생존이 제일 목표인 기업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직원들도 회사의 연차에 맞춰서 성숙해 가고 있다는 사실 혹은 착각에 있다
2023년 1월 현재, 34명, 4대 보험을 기준으로 우리 회사의 직원 수다. 정말 대기업은 어떻게 직원들을 다 먹여 살리나 싶다가도 그 정도 규모가 되면 시스템이 돌아가니까 가능하지.라는 스스로 정신승리를 한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그날이 올 때까지 마냥 달려야 한다.
시무식에서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요약하면 올해, 2023년도 백만 원이든 십억이든 다, 다 , 다 하겠다고 했다. 교육에 관련된 일이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고 했다. 물불을 가지지 않을 작정임을 분명히 직원들에게 전했다.
오늘의 전투력을 가지고 한 해를 또 헤쳐나가야 한다.
아, 아내의 직장은 3천 명 정도 되는 그 업계의 대기업이다. 아니 유일한 기업이라 할 만큼 독보적이다. 그래서 가끔 듣는 그쪽 세계는 부럽기도 하고 대한민국 상위 0.1프로들의 삶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라고 못할 바 아니다는 이유 있는(?) 자신감도 갖는다.
어쨌든, 오늘 시무식을 했다. 토끼처럼 깡충, 좋은 한 해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