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토피아 Nov 01. 2020

신혼여행 이야기(2)

남태평양 크루즈와 시드니 투어

크루즈를 타고 2번째 섬인 리푸(Lifou) 섬에 도착하였다.

리푸섬은 뉴칼레도니아에 속한 섬이고  아름다운 산호를 자랑하는 섬이라고 한다.

저번에 갔었던 미스터리 아일랜드보다는 조금 더 큰 섬이었다.

아름 다운 산호를 자랑하는 섬이니 스노클링을 꼭 하고 싶었다.

크루즈에서 리푸섬의 산호 보호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팔아서 입장권을 미리 구매한 후 보호구역으로 들어갔다.

보호구역의 입장권은 인당 20 호주 달러 정도로 다소 비싼 편이었다.

 그래도 크루즈에서 파는 다른 액티비티는 더 비싸기도 하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산호를 볼 수 있는 기회여서 좋은 마음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스노클링 장비는 한국에서 따로 준비해 가서 장비 대여료는 따로 들지는 않았다.

리푸섬에 내려 10분 정도 걸으니 투명한 바닷빛 아래 알록달록 오색의 산호가 보이는 보호구역이 나왔다.

입장권을 내고 얼른 보호구역에서 스노클링을 하였다.

물이 얕은 편이어서 산호에 긁히지 않고 산호를 보호할 수 있게 조심조심 수영을 하였다.


"우와 이렇게 예쁜 산호들은 처음 봐!"


라고 오빠가 외쳤다.

나도 여러 나라에서 스노클링을 많이 해보았지만 이렇게 투명한 물에서 보랏빛, 붉은빛, 노랑빛의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산호 군락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산호뿐만 아니라 그 사이를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도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리푸섬의 아름다운 산호
귀여운 물고기들
그림 같은 해변가
뉴칼레도니아 맥주 한 병씩

리푸섬 보호구역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 정도 걸렸다.

우리는 두 바퀴 정도 보호구역을 구경하다 해변가로 내려갔다.

해변가 역시 맑은 물을 자랑하고 있었다.

잠시 모래사장에 누워 멍 때리는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산호, 좋은 날씨,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니 너무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에서 좀 쉬다가 현지에서 파는 맥주를 마셨다.

뉴칼레도니아 맥주였는데 물놀이 후 마시는 맥주라 그런지 꿀맛이었다.


"이제 배가 고픈데 슬슬 크루즈로 돌아갈까?"


라고 오빠가 물었다.

사실 섬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딱히 먹을 만한 곳이 없었다.

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였는데 일찍 들어가기 조금 아쉽긴 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놀았다고 생각해서 2시쯤 크루즈로 돌아오게 되었다.

크루즈에서는 섬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출출할까 봐 그런지 바비큐 파티를 하고 있었다.

물놀이를 하다 배가 고팠는데 갓 구운 닭다리, 양고기, 소고기, 소시지를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다음날은 뉴칼레도니아령의 마레(Mare) 섬으로 갔다.

마레 섬 역시 아름다운 바다색을 가지고 있어서 프랑스 사람들이 휴양을 하러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한다.

이 곳은 제주도와 같은 화산섬이어서 현무암이 곳곳에 있는 점이 신기하였다.

마레섬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해변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 역시 크루즈에서 미리 셔틀버스 요금을 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간 해변은 정말 지상낙원 같았다.

우리는 또 스노클링을 하며 수영을 하다 해변서 쉬곤 하였다.

마레섬의 아름다운 해변
제주도 같은 느낌의 현무암이 풍부했던 마레섬


다음 섬은 뉴칼레도니아수도 누메아(Noumea)였다.

이 곳을 우리가 매우 기대한 이유는 바로 '와이파이'였다.

크루즈의 와이파이는 매우 비쌌기 때문에 (하루에 12 호주달러 정도이고 속도도 느린 편이다) 그동안 우리는 반강제로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크루즈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은 크루즈 어플에서 보여주는 정보들 뿐이었다.

앞에 들렸던 세 군데 섬에서 혹여나 와이파이가 될까 기대를 하였지만 작은 외딴섬들이라서 그런지 와이파이는커녕 2G도 잘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나라의 수도에서는 와이파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누메아에 입항하게 되었다.

먼저 우리는 포포 열차라고 누메아 수도를 한 바퀴를 도는 열차를 예약해 두어서 2시간 정도 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포포 열차는 노란색의 아주 앙증맞은 열차였는데 가이드가 누메아를 돌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누메아는 빌딩이 즐비한 그런 큰 도시는 아니었지만 어딜 가나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누메아 관광 포포 열차

가이드가 설명을 하다가 맥도널드를 보고 맥도널드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매우 기쁜 마음으로 관광이 끝나자마자 맥도널드로 달려갔다.

맥도널드의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서 당황하였다.

음료수 한잔이 호주달러 6달러 정도 되어서 혹시 맥도널드에서 바가지를 씌웠나(?)라고 의심할 정도였다.

그래도 와이파이가 된다는 기쁨에 오랜만에 잘 살아있다고 한국에 카톡도 하고 보이스톡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배가 고파져서 구글에서 맛집을 찾아갔다.

작은 해산물 식당이라 부담 없이 들어갔는데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었다.

1인분이 최소 5만 원은 넘는 것 같았다.

알고 보니 뉴칼레도니아는 니켈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아 물가가 매우 비싼 나라였다.

작은 섬나라라 물가가 쌀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는 화들짝 놀라 식당을 얼른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마트 구경을 갔는데 마트 물가도 역시 비싸서 놀라게 되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해안에 있는 노상 식당에서 뭐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비싼 물가를 감수하고 맥주와 셰이크 그리고 크레페를 질렀다.

그렇게 먹는데도 4만 원 이상 든 것 같다.

그리고 크루즈로 돌아갔다.

크루즈에 다시 먹을 것이 널려있는 것을 보며


' 와이파이는 안돼도 이 곳이 천국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날이 크루즈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다음날 크루즈에서 아침 일찍 내린 우리는 호텔에 짐을 두고 바로 시드니 근교 투어를 떠났다.

시드니에는 2박 3일을 머무르는데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우리가 신청한 투어는 블루마운틴 투어로 시드니에서 3시간 정도 떨어 빈 푸른빛이 유명한 블루마운틴과 페더 레일 동물원에서 코알라도 볼 수 있는 투어였다.

링컨 바위의 절벽에서 떨어질 듯 한 아슬아슬한 사진도 찍고 블루마운틴을 올라가는 3가지 케이블카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귀여운 코알라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떨어질듯한 절벽의 링컨 바위
세 자매봉이 멋진 블루마운틴
귀요미 코알라

다음날은 신혼여행 선물을 준비하는 쇼핑의 날(!)이었다. 시드니 근교의 싸다는 아웃렛에 가서 선물이 될 만한 것을 쓸어 담았다.

확실히 브랜드 화장품 같은 게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그리고 호주에서 저렴하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는 바로 '구찌'인데 부모님 선물과 그동안 결혼 준비를 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을 샀다.

구찌백을 사는 것이 처음이라 얼마나 저렴한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확실히 한국보다 저렴한 듯하였다.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를 보기로 하였다.

'그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에서 보는 오페라라니!' 라며 매우 기대하고 보러 갔는데 , 이게 웬걸 자막이 보이지 않았다.

영어도 아닌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였는데 우리가 사이드 좌석을 예매해서 자막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인터넷을 찾아가며 간신히 내용 이해를 해가면서 보았고 안타깝게도 그냥 오페라를 봐본 것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아름다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2주라는 시간이 꿈만 같이 지나갔다.

결혼식을 끝내고 홀가분하게 떠난 신혼여행, 그 달콤한 꿈을 평생 있지 못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혼여행 이야기(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