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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보노 Jul 10. 2021

덴마크의 평행이론

유로 1992와 유로 2020에서 비슷한 상황 연출돼

유로 2020에서 덴마크는 4강에서 멈췄다.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2대 1로 지고 말았다. 패배에도 덴마크의 플레이는 사람들로부터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덴마크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좋은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레스터 시티의 골문을 지키는 슈마이켈,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크리스텐센, 토트넘 핫스퍼 중원의 핵심인 호이비에르 등등.      


하지만 덴마크가 4강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탈리아, 잉글랜드, 벨기에,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스페인 등 더욱 뛰어난 선수를 보유한 팀이 있어서다. 상대적 열세에도 덴마크는 선전을 펼쳤다. 


유로 2020에서 덴마크는 유로 1992에서 우승을 거둔 덴마크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두 대회에서 덴마크는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유로 1992에서 우승을 거둔 덴마크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pDe2N9ykR6A

덴마트는 두 대회 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유로 1992 당시 덴마크는 잉글랜드, 스웨덴, 프랑스와 한 조를 이뤘다. 첫 경기인 잉글랜드전에서는 무승부를 거두며 나름 선전했지만, 스웨덴과 경기에선 1대 0으로 지고 말았다.

      

1무 1패를 거둔 덴마크는 일찍 짐을 쌀 줄 알았다. 반전은 프랑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일어났다. 열세가 예상됐던 덴마크는 프랑스를 2대 1로 꺾었다. 행운은 여기서 끝이 아녔다. 잉글랜드가 스웨덴에 패하면서 덴마크는 조 2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덴마크는 토너먼트에 오른 이후 드라마를 썼다. 4강에서 오렌지 3총사(판 바스턴, 굴리트, 레이카르트)가 버티던 네덜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더니, 결승에선 독일을 2대 0으로 꺾으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유로 2020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덴마크는 약체였던 핀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했다. 두 번째 경기인 벨기에와의 승부에선 2대 1로 역전패를 당했다.     


2패에 그친 덴마크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했다. 러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이김과 동기에 벨기에가 핀란드를 꺾어야 했다.      


덴마크가 바라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현실로 구현됐다. 덴마크는 러시아를 4대 1로 이겼고, 벨기에는 핀란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덴마크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후에는 웨일스, 체코를 차례로 누르고 4강까지 진출했다.      



에이스의 부재     

미카엘 라우드롭(사진 오른쪽)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avec3525&l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팀에게도 에이스의 부재 및 부진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던 프랑스가 지단의 공백으로 조별예선에 탈락한 것처럼 말이다. 

     

유로 1992, 유로 2020 당시 덴마크에는 에이스가 없었다. 유로 1992 대회에서 덴마크의 미카엘 라우드롭은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 감독과의 불화가 원인이었다.      


미카엘 라우드롭이 누구인가. 놀라운 패싱력과 볼 컨트롤을 앞세워 1990년대 초중반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혔다. 훌륭한 실력 덕분에 유벤투스,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 클럽에서 뛰었다.  

    

라우드롭의 부재는 그의 동생인 브라이언 라우드롭과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이 메웠다. 특히 슈마이켈은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전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승부차기에서 판 바스턴의 킥을 막았다.)       


2010년대 덴마크 에이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유로 2020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핀란드와의 대결에서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에릭센은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지만, 이후 예선 경기를 뛰지 못했다.  

    

에릭센의 부재는 나머지 동료들의 투혼에 불을 지폈다. 에릭센으로 더욱 똘똘 뭉친 덴마크는 유로 2020에서 예상보다 높은 무대까지 올랐다. 유로 1992에서처럼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덴마크의 선전은 유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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