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역사는 ‘유럽 VS 남미’의 패권 다툼으로 요약된다. 정확히 말하면 ‘유럽 VS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우루과이’이다.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유럽, 남미 국가의 우승 횟수는 각각 8, 9회이다.(브라질 : 5회, 아르헨티나 : 2회, 우루과이 :2회)
유럽, 남미의 강세에 북중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제3대륙 국가들은 월드컵에서 4강의 벽조차 넘기 힘들었다.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4강에 진출한 제3대륙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정도다.
패권 장악한 유럽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남미의 기세는 예전만 하지 못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유럽이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2006년 : 이탈리아, 2010년 : 스페인, 2014년 : 독일, 2018년 : 프랑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반전의 기회로 삼았다. 특히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기대가 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무게감이 상당히 약해지만 네이마르, 오스카, 치아구 실바, 다비드 루이즈, 마르셀로 등 스타들은 즐비했다.
아르헨티나는 예나 지금이나 메시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다. 한 해 50골 이상은 넣는 선수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루과이에서는 고딘, 카바니, 수아레즈 등 스타 선수 3인방의 기량이 물에 올랐다.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우루과이는 16강에서 일찌감치 콜롬비아에 패배했다. 브라질은 4강전에서 독일에 7대 1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이는 브라질 역사상 최다 득점패이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활약을 앞세워 결승전에 올랐지만, 우승은 결국 독일이 차지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프랑스에 무릎을 꿇었다. 우루과이는 16강에서 포르투갈을 꺾었지만, 8강에서 프랑스를 이기지 못했다. 브라질은 8강에서 벨기에게 2대 1 패배를 당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모두 유럽을 넘지 못했다.
강력한 대항마 브라질
브라질 국가대표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는 유럽을 꺾을 수 있을까.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장된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뒷받침해줄 만한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만큼 화려하지 않다. 심지어 메시조차 파리 생제르맹에서 FC 바르셀로나 시절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카타르 땅조차 밟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월드컵 남미예선 7위에 머물러있다.(참고로 4위까지 본선 직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5위는 아시아 국가와 플레이오프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계속된 부진으로 우루과이 대표팀 지휘봉을 10년 이상 지휘한 오스카르 타바레스는 지난해 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유일한 희망은 아르헨티나와 같이 카타르행 티켓을 얻은 브라질이다. 라인업은 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꼽을 정도다.
골키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주전인 에데르송, 알리송이 있다. 수비 라인에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월드 클래스 기량을 자랑하는 치아구 실바(첼시), 파리 생제르맹의 캡틴 마르퀴뇨스가 버티고 있다.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파비뉴(리버풀), 하피냐(리즈 유나이티드) 등 미드필드도 화려하다. 여기에다가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로 떠오르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약스 핵심 주전인 안토니,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상당히 뛰어나다.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슈퍼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너무 자주 다친다. 계속된 부상으로 월드컵에서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양 풀백의 경쟁력은 프랑스, 잉글랜드 등과 비교했을 때 약하다. 유벤투스에서 뛰고 있는 알렉스 산드루, 다닐루는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헤낭 로디는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만 약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승 후보 국가들로 꼽히는 프랑스, 잉글랜드 등도 아킬레스건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누가 단점을 극복하느냐의 싸움이다. 브라질이 약점을 해소하지 못하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트로피도 결국 유럽에게 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