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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한이 Oct 08. 2021

당신과 나의 쓰라린 마음

장애자녀를 둔 부모의 속마음, 학교에서 또 다른 '나'와 '오빠'가 보여

 학교는 참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교직원, 학생, 자원봉사자나 외부인들까지.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관심이 간다.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나면 한 사람 안에 참 많은 사연이 들어있음을 알게 된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오늘은 그 사연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물론, 상대방의 이야기가 아닌 내 시선의 말을 전할 것이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의 속마음 (부모의 마음, 공감할 수 있는가?)

장애 자녀가 자라서 성인이 된다 하더라도 그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그 학부모님의 심정이 어떨지 내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 환경을 아예 모를 수는 없다. 그래서 조금은 안다. 조금 알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말을 뱉을 수도 없다. 그냥 묵묵히 듣고 눈빛으로만 위로할 뿐이다. 그래서 때로는 말이 없고, 표현 없는 선생님이라고 서운해 느끼는 학부모님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그래도 나는 사실 섣불리 공감하기가 어렵다. 나는 상처가 낫고, 새살이 돋는 과정을 옆에서 보고 자라서 교사가 되었기에 부모님들의 마음에 대한 대답을 더 아끼게 되었다. 아려와서 말을 할 수가 없다.


학교에서 또 다른 '나'와 '오빠'가 보여

  오빠와 나는 7살 차이로, 내가 막둥이이다.

이처럼 장남이나 장녀가 장애인이고, 둘째를 늦게 낳은 케이스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부모님들은 첫 자식이 장애가 있으니 둘 째도 장애가 있을까 두려운 마음에 늦게 낳았을 확률이 크다.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오빠가 겹쳐 보인다. 그 학생이 지금보다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그 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더 찾아보게 된다. 그 학생이 우리 오빠인 것 마냥, 오빠한테 해주려는 것처럼.

 전 날, 동생을 챙겨서 햄버거를 나눠먹었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오빠도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면 나를 이렇게 챙겨주려고 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또 다른 학생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해서 용돈을 모아 방탄소년단 포토카드를 사줬다고도 했다. 학생이 오빠와 나의 가정환경에 유사할수록 더 감정이입이 될 때가 적지 않게 있다. 또 동생을 챙기려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겹쳐 보이는 또 다른 '오빠'와 '나'에게 마음이 조금 더 쓰이고 쓰라린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 부정할 수가 없다.


학교생활 중 가끔 느껴지는 아리고 쓰라린 마음에는 연고가 없다.

시간이 흘러 파도가 잠잠해지듯 단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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