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를 읽고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수학 관련 책을 읽었다. 소설책을 읽듯이 편안하게 읽었다.
역사(수학)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새로운 개념을 발견하거나 발명했다는 것은, 이전에 수많은 사람이 쌓아 올린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정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흩어져 있던 정보들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능력은 대단한 것이며, 마땅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혼자 이룬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수학의 역사를 조명한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수학의 역사는 서구 중심적으로 알려진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운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물론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기 위해 평소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력했음에도 운이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도 주목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공감이 갔던 문구는 다음과 같다.
"생각할 권리를 누려라. 차라리 틀린 생각을 하는 것이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아이작 뉴턴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남들보다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거인이란, 자신의 연구를 후세대에 전해준 이전의 수학자들과 선생들이다. 수학의 발전은 항상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는 비단 수학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주방장이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많은 레시피를 전해 준 사람들이 있었고, 좋은 재료를 준비해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녀들이 지적 자유를 누리길 원한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이 마음에 든다. 지적 자유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요즘 무분별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지적 자유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
"시인은 다른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고, 더 깊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수학자도 마찬가지다."
내가 시와 수학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세상을 좀 더 시적 수학으로 보려고 노력 해야겠다.
"수학은 릴레이 경기"
나는 인생 자체가 릴레이 경기라고 생각한다. 조상들의 도움으로 내가 태어났고, 나는 또 누군가의 조상이 된다. 그 자체로도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무언가를 마무리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한 사람과 그 과정에도 관심을 가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