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저는 아들에게 좋은 엄마 되긴 애진작에 틀렸고, 그냥 인생 조금 먼저 살고 있는 아들과 가장 가까운 선배쯤으로 저를 생각해 달라고 합니다.
대신 엄마는 모든 일에 네 편이 될 거고, 너의 말 너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고 믿는다고도 했고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들도 행복한 거라고 하니 엄마는 될 때까지 엄마의 꿈을 위해 노력할 거라며 응원해 달라고 했습니다.ㅋ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도 싶지만 그것보다도 저는 무엇이든 꿈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ㅡ어때? 엄마 좀 괜찮아?ㅡ
ㅡ뭐... 나쁘지 않아! 다른 엄마들이랑은 확실히 틀려! 철도 되게 없고...
아.....^^;;; ㅎㅎㅎ;;;;
아들의 이 말은 아주 기저에서부터 나오는 진심인데, 아들이 7살 땐가? 초콜릿과자 하나밖에 없었는데, 아들은 엄마니까 당연히 자길 줄 지 알았더니 엄마가 쏙 먹어버리는 거예요.
응당 엄마라 함은 예전 우리 어머니처럼 언제나 가운뎃 토막은 우리에게 양보하시며
ㅡ나는 생선 대가리가 맛있더라!ㅡ
하시던 것처럼 자식 입에 들어가는 걸 행복으로 아는 그런 게 진정한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암튼, 아들이 볼멘소리로,
ㅡ무슨 엄마가 그래?ㅡ
ㅡ엄마는 입 아니냐? 엄마도 먹고 싶었거든!ㅡ
라고 답했더니,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중얼 걸더라고요.
ㅡ엄마가 뭐 저래?ㅡ
초코파이를 한 상자 사주고 달래줬지만, 아들은 많이 서운했었나 봐요. 그리고, 엄마를 딱 그렇게 생각하는 듯합니다.^^;ㅋㅋ
그 뒤로 제게 절대 먹는 거 안 뺏기는 단단한 아들이 되었습니다.^^;;ㅎㅎㅎ
형제가 없는 아들에게 늘 손에 간식이 있고, 항상 애한테 양보하는 어른들만 있기에 어느 날 문득 장난기도 발동하고, 아이에게 당연한 건 없다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하나 있는 초코파이를 제 입에 넣어버린 사건 덕에 아직까지도 아들에게 엄마는 나르시시스트 같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아들 입에 들어가는 건 하나도 안 아깝고 절대 양보 없는 닭다리도 양보할 수 있답니다. 저도 알고 보면 여리고 정 많은 사람인데.... ㅎㅎ;;; 자식에 대한 사랑은 줘도 줘도 계속 주고 싶고 말이죠. 하지만, 어느 날 아들이 던진 질문
ㅡ엄마! 엄마는 나르시시스트야?ㅡ
이 말이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지난 삶의 고통이라고 느꼈던 시간들 속에서 어쩜 나를 나만을 생각해야만 했기에 나르시시스트 같은 모습으로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나를 다독이며 살아내야 했던 내가 나에게 썼던 글들,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 소주병 같은 것들만 보였던 시절 그 안에서 희망을 보려 나를 다독이던 글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당시, 사진 찍기와 글쓰기로 힘든 시간을 견딘 나를 돌아보고 여기까지 온 것을 축하하며 그때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과거의 제 고민과 걱정들을 보며 그때의 나이대를 살고 계신 분들에겐 같은 고민을, 그때의 상황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겐 다 지나간다는 사실을 나눠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