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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엄마 Feb 08. 2023

26주 적금

딱 6개월 재테크 근력 키우기!

해는 재테크 근력 키우기를 목표로 삼았다.

전업주부 15년 차이지만 뛰어난 재테크 실력을 겸비한 것도 아니고 살림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남편이 자동이체로 저축, 연금, 보험, 주택담보대출을 납부하면 남은 금액으로 생활을 해왔다. 그렇게 살림하는 게 잘하는 거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아이들 잘 키워보겠다는 신념으로 육아전담 15년 차가 되었고 작년 14년 차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들을 키우며 사교육비는 최소비용으로 딱 필요할 때  보내곤 했는데 작년부터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서 본격적인 사교육 비용이 발생되었다. 


그동안 시립어린이집, 병설유치원을 다닌 덕분에 아이들 교육비로 저축을 할 수 있었다.  공부 관련 학원을 다닌 지 2-3년째이니 아이들 덕분에 사교육비 절감은 충분히 해왔기에 사교육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명만 학원을 다닐 땐 '조금 덜 쓰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 둘이 각자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니 그제야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벌이 가정에서 사교육비는 만만치 않았다. 학원 수강비 납입일은 월급날보다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았다.



당장 취업을 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나도 모르게 새고 있는 소비부터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테크 관련 유튜브 영상과 유튜버 김짠부 책을 먼저 읽어보니 짠테크가 우선이라 하여 생활비중 일부를 모아 보기로 했다. 저축을 늘려 남은 금액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필요했다. 김짠부의 책엔 '티끌 모아 흙더미 만들기'라고 나온다. 작은 티끌이 모여 태산은 안되더라도  흙더미를 만들 수 있다니 이 정도면 도전해 볼 만했다.


가장 쉬운 것부터 도전하자.

가장 쉬운 방법을 찾다 보니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뱅크 메인 화면에 <26주 적금>이 눈에 띄었다. 매주 일정 금액 증액이라 중도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만기금액부터 확인하니 이미 내 통장에 입금된 것 마냥

가입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이럴 땐 누르는 거다. 가입신청을 꾹 눌렀다.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를 파악하는 일이다.

나에게 맞는 재테크 유형을 파악하려니 나를 객관적으로 봐야만 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경험에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지만 가장 큰 단점은 끈기 부족이다. 80% 정도 진행하고 나면 마무리할 때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한다. 1년은 좀 길게 느껴져서 6개월이면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년이 52주인데 26주면 6개월, 주 1회 납입이 설마 어렵겠어?’라는 생각은 늘

‘26주는 생각보다 길다.’라고 새삼 깨닫게 된다.


첫 번째 <5천 원씩 증액 26주 적금>을 신청하고 첫 달은 나도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한 달 만에 5만 원이 모였네. 치킨 두 마리 값이잖아!'

두 번째 달엔 한 달에 13만을 납입했다. 문득 8주 차가 되니 현실적인 예산이 보였다.

'이 정도 금액만 매달 저축하면 딱 좋겠는데. 다음 달부터 문제네.'

생활비의 8%를 저금하니 현실적으로 가능한 금액이 눈에 보였다. 9주 차 되어 계산해 보니 그달에 생활비의 13%를 저금해야 했다. 점점 늘어날 증액은 계획하지 못하고 만기금액만 생각하고 가입해서 9주 차가 되었을 때 해지를 했다. 5천 원씩 증액하니 3개월째부터는 생활비 내에서 감당이 안될 것 같아 바로 해지하고 모아둔 18만 원을 생활비 통장으로 옮겼었다. 선저축 후지출로 딱 맞는 생활비에서 5천 원씩 증액은 좀 무리였다. 아니 많이 무리였다. 막상 경험하니 지속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함을 알게 되었다. 현실부터 파악하!


두 번째 26주 적금은 3천 원씩 증액으로 가입을 했다.

첫 번째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리한 증액은 중도포기를 부른다는 생각에 3천 원 증액을 선택했다. 만기 되면 백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5천 원씩 증액일 때의 만기 금액과 비교하면 무리해서라도 해야 하나 싶지만 지난번 8주 차에서 포기했던 경험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아, 현실적 금액인 3천 원씩 증액으로 가입했다.


지난번보다 신중한 선택이었다. 중도해지했던 9주 차를 잘 넘기고 12주 차가 되었을 때 이 정도면 성공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비용이 발생되어 다시 중도해지를 했고 다시 생활비로 쓰게 되었다.

'이번에도 실패네. 나 또 생활비만 모은 거니?'

그리곤 한 동안 26주 적금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매번 실패만 하고 실패가 반복되니 돈을 모을 수 있는 자신감 하락하기 시작했다.


1월은 포기했던 일도, 새로운 경험도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시작의 달이다.

새로 구입가계부를 보며 매달 마지막 결산 페이지에 <돈이 모이는 자산점검> 칸이 보였다. 보는 순간 딱 하나가 떠올랐다. <26주 적금>

'26주 적금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과 함께 카카오뱅크 어플을 열고 확인해 보니 작년보다 살짝 오른 이자는 끈기가 약한 나에게 다시금

가입신청을 하라는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귀여운 라이언이 웃으면서 말이다.


주부내공은 약한 전업주부 15년 차를 맞이했다.

올해 한 번은 성공해 보자는 생각에 현실가능한 목표 설정으로 3천 원씩 증액으로 가입을 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증액되고 누적되는 금액 확인하면 응원해 주는 라이언도 하나씩 늘어있다. 이번주도 잘했다고 흥겹게 기뻐해주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4주 차가 되니 1/6은 잘 넘겼다는 생각과 중도해지를 막기 위해 비상금 통장 계좌에 2월 초부터 미리 비상금을 이체해 두었다. 그리고 매달 증액되는 금액을 계산해서 포스트잍에 기록하고 미리미리 준비해서 절. 대!  네. 버! 해지 버튼은 누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2월 예산을 작성했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26주 완주의 성공과 함께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단계적으로 재테크 근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체력을 준비하는 곳이었다. 똑같은 일정금액이 아닌, 서서히 증액하며 내 소비를 조금씩 줄여 저축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려 했던 것이다.


쉬지 말고 기록하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정약용-


그동안 실패했던 기억과 실패한 감정에 의한 과거의 경험으로만 26주 적금을 했다면 이번엔 기록을

통해 진행 중이다. 실수했던 경험을 기록하여 복기하고 나의 재테크 근력을 이두박근 삼두박근  만들고 싶어졌다.


스트레스받지 않고 정해진 생활비로 우리 가족 잘 생활하면 될 텐데 26주 적금을 왜 선택한 걸까?

끈기가 부족한 나에겐 6개월의 기간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기간이다. 그 기간을 통해 '나도 마음먹은 일은 해낸다.'는 성공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쉬워 보였던 26주 적금을 선택다. 딱 맞는 생활비 안에서도 일주일에 일정금액만큼 저축 근력을 키워 작은 자산증식을 맛보고 싶었다. 전업맘이지만 이렇게  생활비로 비상금도 만들 수 있다는 걸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 자산증식의 맛을 맛보기 위해 다시 가계부 작성도 시작했다. 만의 준비를 끝냈으니 26주 만기 되는 그날까지 짠테크를 해보려 한다. 태어난 김에 가장 쉬운 방법으로 짠테크 첫 관문 중 이제 한 달을 보내고 두 번째 달을 맞이했다. 이제 작은 재테크 근력이 하나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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