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을 기원하는 방사탑과 저녁노을

제주시 외도2동

by Happy LIm

장소 : 제주시 외도2동 307-1번지, 대월암과 방사탑 사이



외도 선착장에는 커다란 월뿔형 방사탑이 서 있다. 마을의 재앙을 막고 평온을 기원하기 위해 오랜 세월 주민들의 정성을 모아 쌓아 올린 탑이다. 하단에는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커다란 돌들이 단단히 기초를 이루고, 위로 갈수록 점점 작은 돌들이 얹혀 서로의 무게를 나누며 균형을 유지한다.

20210721_192400.jpg



밀물이 드는 날이면 바닷물이 탑의 아랫부분까지 차오르고, 때로는 거친 파도가 밀려와 세차게 부딪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방사탑은 한 번도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 마치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품에 안은 채,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그 마음들이 다칠까 스스로를 더욱 단단히 붙들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또 하루를 견디며 그 시간은 어느새 수십 년이 되었다.

20210721_192513.jpg



방사탑 너머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을 즈음이면, 마을 주민들은 하나둘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누구는 두 손을 모아 조용히 기도하고, 누구는 눈을 감은 채 마음속 소원을 띄운다. 풍랑 없는 바다를, 무사한 조업을, 아픈 이 없는 하루를 바라는 소망들이 말없이 방사탑 곁으로 모여든다. 그 순간, 선착장은 소란을 멈추고 고요한 숨결만이 남는다.

20210721_193358.jpg



그 기도는 바람을 타고 인근의 연대포구 방파제를 넘고, 드넓은 제주바다를 건너, 해가 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간다.

20210721_193825.jpg



날이 바뀌고 계절이 거듭되어도 마을이 큰 탈 없이 평온을 이어가는 이유를 사람들은 알고 있다. 방사탑이 모든 재앙을 막아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함께 마음을 모으는 그 시간들이 서로를 지켜주는 힘이 된다는 것을. 오늘도 외도 선착장에는 어김없이 해가 지고, 방사탑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마을의 평온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20210721_200614.jpg


keyword
이전 25화성산 일출봉과 아침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