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1 - 쥐가 고양이 생각할 필요 없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고르라면 망설이지 않고 대학원 생활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지도 교수님이 계셨다. 교수님 연구실에서 대략 7년 반 정도를 있으면서 많은 조언을 들었지만, 그 중에서 잊지 않고 항상 되새기는 조언이 있다.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항상 이 말을 되새기는 것 같다.
아마도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들었던 것 같다. 내가 학회지에 낸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 나는 연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 같다. 굳이 이 내용을 발표해야 되나 싶기도 했고, 이 정도의 결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가 이 논문을 발표하면 교수님의 명예에 누가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교수님, 제가 이 논문으로 발표를 하면 교수님께 폐를 끼칠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쥐가 고양이 생각할 필요 없다. 너가 아무리 잘못을 하고 부족해도 내 명예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발표하고 와라"
그 당시 나는 이 말이 굉장히 든든하게 느껴졌다. 교수님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마음껏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나보다 월등히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또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발전하기에도 부족한데 불필요하게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나친 배려는 그 시점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방해하고, 더 나아가 방향성을 잃으면서 결국에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날 교수님께 들은 한마디가 아마도 내 성향을 조금 더 균형있게 만들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