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중요하다”, “주변의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일반적인 말보다 더 무섭게 다가오는 말을 떠올려 보았다. “You are what you listen to”
이 사람이 일상적으로 듣고 있는 말들을 보면, 그 사람 자체를 알 수 있다. 어떤 것을 보고 우는가, 어떤 것을 보고 웃는가, 어떤 것에 시간을 많이 쓰는가.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곧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라고 했다. 내가 듣고 말하면서 형성되는 언어, 딱 그만큼이 자신의 세계라는 것이다. 자신이 듣지 못한 말을 할 수 없다. 내가 들었던 말만 할 수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여보” 라고 부르는 아이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우리가 평소 무엇을 듣고 사는지 생각해 보자. 친구들, 회사 팀원, 가족들과의 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 논문, 커뮤니티 등 글로서 생각을 듣는 매체도 있다.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 TV 프로그램처럼 영상으로 생각을 들을 수도 있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으면, 자신이 매일 듣는 것을 바꾸면 된다. 내가 더 웃긴 사람이 되고 싶으면, 웃긴 사람들과 함께하거나, 웃긴 채널을 보면 된다.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유튜브로 구독 리스트를 싹 바꾸면 된다.
그렇지만 그 전환이 절대 쉽지만은 않다. 그 장벽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다. 일단 본인이 무얼 듣고 사는지 메타인지 하는 게 정말 어렵다. 두 번째로 그게 나에게 이로운지, 해로운지 판단하는 게 정말 어렵다. 누군가 보기엔 딱 봐도 해롭다고 할지라도, 나에겐 그저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에 불과하다. 셋째는 내가 새로이 들은 것이 없어서, 다른 선택을 떠올리는 것이 정말 어렵다. 인간의 알고리즘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고, 유튜브 알고리즘도 비슷한 이야기만 듣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전환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이는 한두 개의 강한 균열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연한 매체가 강한 균열을 만든다. 5년 만에 뵙는 삼촌, 7년 만에 보는 고등학교 동창, 여행에서 만난 행인. 또는 우연히 접한 영화나, 책, 글, 간혹 유튜브 영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Loose Connection은 종종 기존 세계관을 흔들곤 한다. 내가 빠져있던 사상, 철학에 완전히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령 내 주변엔 열심히 사는 사람들만 있는데, 열심히 살지 않지만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 삶의 전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씨앗이 되어, 복리로 내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호기심과 열린 마음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Loose Connection을 열어둔다. 나와 다른 분야 사람을 간헐적으로 만나거나, 여행이나 커뮤니티 활동으로 우연한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 만남이 기존 관계와 다르다고 하여, 마음을 닫거나, 가만히 있어서는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잃게 된다. 다르면 오히려 반가워하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이 글도 새로운 균열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새로운 자극이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