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안 날 수 있나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써보기로 마음을 먹으니 눈물부터 난다. 뭐라고 쓸까 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과 잘해주지 못한 거, 그리고 먼저 믿은 자로서
엄마아빠에게 같이 교회 가자고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 후회의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 땅에 없다는 이야기겠지.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천국으로 가는 기쁨으로 넘치는 날이 되면 좋겠다.
우리는 반드시 만날 테니까, 그저 아주 조금 먼저 가 있는 것뿐이야.
아쉬운 것은 좀 더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 이내 마음에 걸린다.
조금 더 덜 화낼걸, 조금 더 많이 안아줄걸 하는 아쉬움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는 만날 테니
지용이가 처음 태어나 엄마라는 말을 했을 때, 첫발을 내딛었을 때
언젠가 유치원에서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배웠던 날이었는지,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다"라는 말에
"바람아 고마워"라고 말했던 순간.
처음으로 제주도로 여행 갔었던 그때
대안학교를 가면서 잠시 학교를 쉬었던 그때, 많이 힘들었지만 너에게도 엄마에게도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지나고 보니 알게 되었지.
처음 해외로 비전트립을 가고 어느덧 엄마보도 훌쩍 커져서, 몸도 마음도 생각도 커져버린 것을 알았을 때
뭔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던 그 순간들을 엄마는 기억한다.
주용이가 태어나 형의 모습만 보아도 "까르르" 웃음소리를 내었던 그때
동그란 눈으로 음악만 나오면 박자를 맞추며 흥에 겨워 춤도 추었고, 드럼 장난감을 만졌을 때 그 리듬감이란,
순간 천재인가 싶을 정도로 고슴도치 엄마가 되었던 그 순간들.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엄마가 해주는 순간보다 본인이 먼저 요리하는 것을 즐겨하게 된 아이.
하교 후 책가방을 내려놓고는 주방으로 가는 너를 보며 요리사가 되려 하는 건가 싶기도 했지.
그렇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는 너를 보면서 엄마는 그저 감사했다.
몇십 년을 서로 참아가며 바라보며 함께 했던 나의 사랑하는 남편
정육점을 운영하느라 새벽 2시에 나가 24시간을 일할 때도 많았던 남편에게
살가운 말을 제대로 못 해준 것 같아 아쉽고 미안하고, 늘 정리를 못해서 마음 한편에 신경이 쓰였으면서도
이때까지도 여전히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함이 있어.
그렇지만 내가 정리만 못했지 다른 것은 다 못하는 건 없었지 않았을까
선교훈련을 통한 인연으로 부부의 연까지 맺어진 당신과 나.
하나님이 이끌어주심으로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이해해 주었다고 생각해,
고마워. 그리고 언젠가부터 표현하지 못했지만 사랑해 남편.
우리 또 천국에서 함께 할 날을 기대해. 그때는 정리 못해도 되겠지?^^
천국에서는 일찍부터 고생하지 않아도 되겠지? 참된 쉼과 기쁨의 날을 기대하며,
그래도 당신이 내게 주었던 그 연분홍빛 장미꽃의 향기를 안고 갈 수 있어서 행복해
우리 곧 만나.
아름 다운 소풍길에 함께 해주어서 늘 고마웠어.
너무 빨리 오진 말고. 조금만 더 있다가 만나.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