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한테 화내고 나서 씁니다 17.
둘째야 아빠가 뭣도 모르고 화만 내서 미안해
가족끼리 촌캉스를 다녀왔다. 비싼 곳에 가봤자 애들이 기억이나 하겠니,라고 자위를 하며 최대한 싼 곳을 찾아 1박 2일로 여행을 갔다.
단 돈 8만 원에 4인 가족이 쉴 수 있는 7평 남짓 공간을 얻었고, 밤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만든 군고구마 체험에, 다음 날 아침에는 시골집 아침밥상이 무료였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집의 전면이 확 트여 있어서 강과 바다가 인접한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있었고, 넓은 마당에서 아이들이 층간소음 없이 뛰어놀 수 있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쩜 이렇게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인지.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아이들도 '시골에 놀러 간다'는 느낌이 좋았던 것일까.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불러댔다.
첫째는 "아빠, 오예! 시골 간다. 거기 가면 뭐 있어? 오예! 신난다! 애들한테 자랑할 거야. 다녀와서도 자랑할 거야! 오예!"
둘째는 "아빠, 고구마 하쟈. 옹? 고규마. 고규마 좋다. 아빠 나 고규마 좋다"
발음도 애매한 둘째는 연신 고구마만 이야기 해댔다. 돌림노래 수준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찾았더라도 아내가 마음에 들어야 했다. 아내는 추구하는 바가 나와 비슷하다. 대개 실용적이지만, 아주 가끔 미술을 하던 느낌 그대로 비싸고 아름다움을 추구할 때도 있었다.
다행히도 이번에 아내의 심기는 '실용'이었다.
사실 가기 전부터 걱정이었다. 거의 캠핑 수준인데 집만 있는 여행지였다. 우리 가족이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내가 숯을 제때 피워서 삼겹살을 태우지 않을지. 걱정이 그득했다.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여행 가기 전부터 내내 걱정하며,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여행지에 도착하자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라는 것을 곧바로 느꼈다.
숙소는 음식점도 같이 운영했다. '분명 안주인 분이 손 맛이 좋을 것이라'생각하며, 점심부터 사 먹고 얼리 체크인을 할 생각으로 출발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