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돌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딸들한테 화내고 나서 씁니다 16.

by 소년의 초상

혼자 돌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주말에 가족과 함께 천변에 핀 봄꽃을 구경하러 나갔다. 첫째와 둘째는 재잘재잘 거리면서 한참을 뛰어다녔다. 민들레도 입으로 후~ 불어보고, 들판에 핀 꽃 사이로 들어가 해맑게 웃어 보였다.


천변이다 보니, 이쪽 반대편에도 다양한 꽃들이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아이들은 반대편을 보고는, "저기로 가자!"며 넘어갈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멀리 돌다리가 보였다. 얕은 천이었기에 빠져도 큰일은 나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기에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곧바로 뛰어서 쫓아갔다.


둘째는 아내의 손을 잡고 건넜다. 첫째가 나를 살며시 쳐다보았는데 그 눈빛은 도움을 원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나 혼자서 해볼래!'와 같은 결연한 표정이었다.


그래, 너를 응원해. 먼저 시도해 봐. 아빠는 가만히 지켜볼게.


도와주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혼자 폴짝, 폴짝 조심히 돌다리를 건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몇 년 전만 해도 천변에 있는 돌다리를 혼자 못 건너서 "아빠 도와죠."라며 반쯤 눈물이 찬 눈으로 애절하게 쳐다보던 딸이 다 컸다.




요즘 첫째를 보며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많이 컸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소년의 초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이자 상처가 많은 소년

12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