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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보건교사 Mar 31. 2024

우유급식

우유급식은 이제 영양교사에게

  놀라지마시라, 우리학교의 우유급식 담당자는 보건교사인 나다.

우유급식은 급식실에서 담당해야할 일인데, 어영부영 10년째 업무를 담당하고있다.

학교를 부임할때부터 행정실에서 나에게 우유급식일을 도와달라고해서 담당하게 되었다.




  맨처음에는 우유급식검수만 하라더니 나중에는 징수를 위한 우유급식 가정통신문 작성부터 교직원 우유급식 신청까지 나보고 하란다. 내가 업무를 담당하기 전에는 무상우유급식 대상자들은 방학때 우유도 따로 배급받지 못했었다. 생각보다 착한 나는 학생에게 이로운 일이라면 내가 성가셔도 기꺼이해야지란 생각으로 생각보다 업무를 꼼꼼하게 처리했었다. 무상우유급식대상자에게에 모든 복지가 닿도록.


  그렇게 해오던 우유급식 업무로 인해서 작년부터 행정실직원과 삐그덕 마찰이 생겼다. 나는 그대로 업무를 담당하는데, 행정실에서 업무 담당자가 바뀌면서 나에게 너무 당당하게 우유급식 업무를 요구하는 그 직원때문에. 이전에는 행정실직원에서 나에게 상당히 조심스럽게 업무를 요청했었다. 이번주 안으로 가정통신문을 작성해주세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저자세까진 바라진 않았지만, 행정실에서 해 줄 수 있는 일도 꼭 나보고 하란다. 예를 들면 교직원 우유급식 신청받는 그런것까지. 예전에는 행정실에서 실무사로금 하여금 우유급식 신청을 받게 하였는데, 실무사가 자신의 업무담당자가 아니니 나보고 신청을 받으라고 쪽지로 통보했었다. 그때 너무 교사로서 사기가 떨어져서 실무사랑 한판 하려고 했더니, 당시 교감선생님이 "이 선생이 실무사보다 직위도 놓고, 사회생활도 더 많이 했으니 좀 접어주소"라고 나를 타일러서 갈등을 중재했었다.




  여하튼, 늘 나는 보건업무가 아닌 우유급식때문에 전화받는 일이 많아서(몇반 우유 안가져갔으니 연락해서 가져가게 하시라)짜증이 나는 상태였는데 사소한 오해로 담당행정실직원과의 갈등에 불이 붙었다.

학교에는 꼭 신청기간을 넘겨서 자기마음에도 쪽지로 자신의 요구를 통보하는 밉상인 동료교사가 1명은 있기 나름이다. 우유 신청기간이 끝난다음에 행정실로 신청하라는 나의 코멘트를 무시하고, 나에게 쪽지로 우유급식 신청 또는 수정내용을 말하는 밉상인 동료 때문이였다. 그 동료라는 더는 말을 이어가기도 싫어서 이번에도 기한을 넘겨서 우유급식을 수정한 내용을 행정실로 넘기고 끝난줄 알았다. 그런데 급식신청을 수정하기 전에 담당직원이 너무 빨리 우유급식 신청내역을 교무실 냉장고에 공지를 해놓았다. 그 밉상동료는 그게 잘못되었으니, 보건실로 수정해달라고 종이를 가져왔었다. 내가 이미 퇴근하고 없는데도, 인턴보건교사에게 파일을 찾아보라고 달달 볶았단다. 나는 그 밉상동료가 종이를 가져온줄 모르고, 이제는 하다못해 우유급식 수정내용까지 나보고 워드작업을 하라는 듯인가 싶어서 출근하자마자 그 종이를 발견하고 행정실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로부터 당연히 금시초문인 소리를 듣은 행정실 직원은 열이 받았고 사태파악이 된 나는 사과를 했다. 선생님이 가져온 종이인줄 알았는데 강OO선생님이 가지고 오신거군요. 


  원래 실수를 잘 안하는 나인데, 평상시에도 그 직원과의 마찰이 있었던터라 실수를 했다. 행정실로 가서 사과를 해야겠다 싶어서 나가려는 찰나에 그 직원이 열이 받아서 보건실로 찾아왔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사실 우유급식에서 행정실 업무를 징수만 하는거라고. 그래서 나는 아주 간결하게 대답을 했다


우유급식이 학교보건법에 있나요, 급식법에 있죠.


  나이스한 한방이다. 내가 항상 가슴에 품고 있었던 말. 매번 법령을 살펴보고, 언젠가는 이렇게 말하리라고 되새겼던 나의 반론. 내가 내 업무도 아닌 일을 이렇게 물신양면 하고 있는데, 나한테 이런 대우를 한다고?

  그리고 다른 업무보고로 교감과 논의할 기회가 생겼을 놓치지 않고 나의 고충을 말씀드렸다. 업무 중에 못할정도로 어려운 일은 없으나, 관계로 인해서 좌지우지가 많이 됩니다. 나는 기분이 상해서 더이상 우유급식 업무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싶이 저는 제가 맡은 일은 기왕이면 항상 잘하고 싶었는데, 더이상 우유급식 업무는 담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공무직인 영양사이니 퇴직하고 영양교사선발하면 그때는 우유급식 업무를 영양교사로 업무분장부탁드립니다. 같은 교사이니깐요. 


  교감선생님께서는 그때 고려해보시겠다고 대답하셨는데, 내가 이렇게 관리자에게 내 의견을 필력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인것 같다. 뭐든 요구해야 바꾸는 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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