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물딱진 박똥글 Dec 24. 2021

아이템을 찾아 떠나는 실패의 기록

경험과 의지 부족으로 대박 기회를 놓치다

뭘 팔아야 할까?

 온라인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어떤 아이템을 팔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내가 잘 아는 카테고리를 해라!'라는 말을 하길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적어보기 시작했다.


먹을 거… 운동…

 

 나는 엄청 잘 먹기도 했는데 한참 다이어트한다고 운동에 재미를 붙여 열심히 하던 때였다. 그래서 식품보다는 운동용품이 소싱이 쉬울 것 같아서 운동용품으로 결정을 했다. 게다가 코로나로 홈트가 전성기였던 시기였다. 바로 이거야! 하면서 그리고 바로 키워드 마스터랑 도매꾹을 뒤지기 시작했다. 근데 마땅한 게 없었다. 도매꾹이 아니라 소매꾹이라고 흔히 널린 상품들은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사는 것이 더 저렴했다. 그래서 어떤 것이 괜찮을까 고민하면서 아이템 스카우트를 뒤적거리면서 많은 운동기구 쇼핑몰도 들어가 보고 다이어트 카페에 들어가서 사람들이 무슨 운동을 하나 들여다보았다. 근데 다이어트 카페에 이런 코너가 있었다.


‘매일 다리 찢기 인증’

 

 나도 운동을 하면서 유연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고 다리 찢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이거다 싶었다.

 


대박 키워드를 찾다.

 근데 유레카!! '다리 찢기 기구'를 검색해보니 경쟁강도가 1 미만의 대박 키워드였다. 키워드가 온라인 사업을 할 때 정말 중요한데, 모든 것은 검색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쟁강도가 낮은 키워드를 노려야 한다고 한다. 키워드의 경쟁강도가 뜻하는 바는 이렇다.

사람들의 검색량/판매되고 있는 상품 개수
=경쟁강도

경쟁강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수요가 많은데 공급량이 적다는 뜻이므로 이 제품을 소싱해서 판매한다면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 물건이 잘 팔린다 라는 원리이다.


 확실히 판매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리뷰가 굉장히 많이 달려있었다. 도매꾹에 검색해보니 같은 제품이 있었다. 게다가 마진율도 약 50% 정도로 판매되고 있었다! 손이 덜덜 떨리고 흥분의 도가니였다.

 그래서 일단 샘플을 당장 시켜보았다. 제품이 도착해서 사용해 봤는데 제품이 작고 내구성이 좀 떨어졌다. 심지어 박스도 중국어로 되어있어서 패키징도 다시 해야 할 것 같았다. 경쟁자의 상품과 동일한 상품이었는데, 리뷰를 별점 적은 순으로 읽어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차별화를 두겠다며 좀 더 튼튼한 상품을 찾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해서 공장에 전화해서 통 크게 10개를 주문했다.


경험 부족으로 지레 겁먹고 포기하다.

문 앞에 이게 서있어서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택배가 와있어서 봤더니 저런 내 키만 한 물건이 도착해있었다. 무겁기는 어찌나 무거운지 너무 깜짝 놀랐다. 이전에 시킨 제품보다 2-3배는 크고 무거웠다.


은색이 초기 소싱 제품, 검은색이 두 번째 제품이다.

 비교해보니 확연하게 차이나는 크기. 보통 다리 찢기 기구는 주로 태권도, 발레 하는 아동 때문에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너무 크고 보관하기도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확실히 튼튼했고 잘 잡아주는 장점은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근데 경쟁자를 비교했을 때, 상세페이지며 패키징이며 갈 길이 구만리였다. 나는 생초보로서 지레 겁을 먹고 결국 포기를 하고야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홈트 시장이 점점  커져가는 시기였고 경쟁강도도 적어서(지금은 경쟁강도가 세다)  터지기만 했더라면 정말 자리 잡을  있는 기회였는데 너무 아쉽다. 지금은 경험이 생겨서 이제야 보이는 것이지만 그때 다이어트, 성인을 대상으로 차별화를 두고, 튼튼한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것을 소구점으로 잡았더라면 잘됐을 것 같다. 상세페이지도 날씬한 지인을 부탁해서 사진 찍고 크몽 같은 재능마켓에서 아웃소싱을 맡겼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렇게  시도는 허무하게 실패로 끝났고 아쉽게 떠나보내야 했다.


계속되는 실패의 길

 그렇게  실패를 맛보고 의지가 꺾였다. 아르바이트 하면서 아이템을 찾는데   달을 보냈다. 이번엔 접근하기 쉬운 것으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헤어 악세사리'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래서 남대문 시장을 친구랑 돌면서 '내 눈에 예뻐 보이는 상품'을 이것저것 샀더니 훌쩍 10만 원이 넘었다. 한 번 갈 때마다 그렇게 돈만 열심히 쓰고 돌아왔다.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친구가 찍어준 사진.. 둘다 완전 똥손이었다.

 사진을 너무  찍어서 실패..!  아니고(ㅋㅋ), 자취하던 집은 해도  들고 너무 낡아서 지인 집들을 전전하면서 사진을 찍어다 올렸다. 근데 박리다매로 무조건 많이 팔고 봐야 하는 헤어 세서리 시장 특성상 다양한 제품을 많이 많이 려야 된. 매번 남에  가서 사진 찍고 편집해서 올리고 해야 했는데, 하나 팔아서 1000, 500 남는 구조에 효율성이 너무 떨어져서 하고 싶지 않아 접었다. 게다가 샘플들 사느라 돈도 너무 많이 깨졌다ㅜㅜ 


 그냥 먹는 걸로 다시 돌아갈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꽂혀서 매일 3개씩 먹던 약과 제조공장에 전화해서  박스를 주문했다.

내가 미리캔버스로 직접 만든 패키징


집에서 요리조리 열심히 찍어본 상세이미지컷

이름도 생각하고 로고까지 미리캔버스에서 만들었다. 근데 패키징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패키징까지 하니 마진이 너무 안 나왔다. 게다가 깨질 염려까지 있어서 결국 이것도 접었다.. 남은 건 내가 먹고 주변에 막 퍼다 줬다.


 이외에도 의료기기 판매 등록 해서  견인기를 올리기도 하고 정말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다. 하지만 모두 나의 경험과 의지의 부족으로 흐지부지하고 넘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운 기회들도 많았고 무모한 것들도 많았다.

 사업이라는 것이 열정만을 가지고   없다는 사실을 많이 깨달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아니었다. 난 시작은 잘했다. 근데 시작을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부딪히면 그걸 해결해 나가는 것이 사업의 첫걸음이었다.


 그때 당시의 나는 계속되는 실패로 그렇게 지쳐서 결국 다시 재취업을 하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팔이피플이 되보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