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커뮤니티에 '출산 후 가장 하고싶은 게 무엇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꽤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출산 후 사우나로 땀 쫙 빼고 초밥 먹기, 맥주 벌컥벌컥 마시기, 침대에 엎드리기 등이 많이 나왔다.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은 일상인데, 끄덕여졌다. 내가 출산 후에 가장 하고싶은건 '원래의 입맛을 되찾아 짜장면 먹기'와 '등산하기'이다. 이번에도 임신기간 내내 입이 쓴 입덧이 있어서 본래 입맛을 되찾아 꼭 짜장면을 먹고싶다. 왜 하필 짜장면인지는 모르겠으나, 입 주변에 짜장을 묻혀가면서 면치기를 하고싶다. 등산은 육아와 임신으로 해본지가 너무나 오래되었는데, 날씨 좋은 날 자연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많이 걷고싶다. 그러고나서 집에 와 씻는 기분은 말해 뭐할까. 성실하게 운동하고나서 씻는 가뿐하고 개운한 느낌을 꼭 느끼고싶다.
이제 출산까지 딱 일주일 남았다. 마치 스모선수가 된 것처럼 몸이 비둔하게 느껴지고, 가슴에 항상 가스가 차 있는 느낌이다. 고릴라처럼 주먹을 휘둘러 답답한 가슴을 치는게 일상이다. 늘 목이 마르고,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면 또 가슴이 답답하다. 방광이 눌려서인지 웃거나 기침을 하면 나도 모르게 실례를 하고, 밤에 자다가 화장실을 대여섯번씩 간다. 몸은 여기저기 왜이리 쑤시는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뭘해도 쉽게 지친다. 남편이 출장을 가서 혼자 종일 육아를 하던 날보다, 요며칠의 한 시간이 더 힘들다. 몸이 버거워서 출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서 출산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더 앞선다. 별것도 아닌 일로 괜히 짜증이 난다. 출산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곧 아들 둘과 함께하게 될 우리집. 남편과 종종 농담조로 '셋째는 딸?'을 말하곤 하는데, 절대 다시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어본다. 우리 할머니는 어떻게 칠남매씩 낳아서 키웠는지 모르겠다. 어언 10년 이상 임산과 출산을 반복했을걸 생각하면 가능한 일인가 싶다. 내가 그런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여하튼 나는 곧 아들 둘을 거느린 엄마가 된다. 신생아를 돌보며 한동안 잠이 부족할 것이고, 첫째와 둘째가 동시에 울면 멘붕이 오기도 할 것이지만, 내 입맛을 되찾아 짜장면은 먹을 수 있다(퉁퉁 분 면을 먹어야할 수도 있겠지만). 침대에 엎드릴 수 있다(아주 찰나의 시간이겠지만). (언젠가) 사우나에 가서 땀을 쫙 뺄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토끼처럼 귀여운 내 자식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