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개에 머리를 대면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쭉 잘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근래 새벽 1~2시에 기상해서 다시 잠 못 드는 날들이 꽤 많아졌다. 원인은 분명하다. 임신 막달이기 때문이다. 배가 더 부풀면서 장기들이 눌리거나 밀리는 탓에 소변이 더 잦아졌다. 자다가 보통 서너번은 화장실에 가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한 번이라도 잠이 깨어 정신이 말똥해지면 새벽잠은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새벽잠은 날아갔지만 의외로 좋은 점은 조용한 시간대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기(첫째)가 깨어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온 신경이 아기를 향하는데, 새벽에 아기는 한참 자고 있기 때문에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육아를 하면서 통으로 네다섯시간의 자유시간을 보내는건 드문 일이기에, 새벽의 불면이 반갑기까지 하다. 물론 몇 시간 후의 컨디션이 다소 걱정되기는 하지만 잠이 안 오는걸 어쩌겠나, 즐겨야지.
그럼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따뜻한 차 한 잔을 타서, 허기가 몰려오면 카페에서 브런치 먹듯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먹으며, 소설책을 읽고, 웹툰을 보고, '연년생 육아' 블로그 글을 찾아 읽어보며, 그래도 남는 시간에는 이렇게 글을 쓴다. 조금 잠이 오면 다시 잠을 청해 보기도 한다.
이제 둘째 출산까지는 50여일이 남았다. 첫째를 돌보고 있어서 둘째의 임신 기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남은 50여일 중간중간 이렇게 불면의 시간이 찾아오면 즐기리. 그리고 첫째와 닮았을지 매우 궁금한 둘째를 품에 안으리. 신생아 시절의 그 조그마한 아기를 다시 안을 생각을 하면 설레인다.
아들 2호, 곧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