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좀처럼 본인을 위한 소비를 하지 않는 사람이
모처럼 마음에 드는 신발을 샀다고 기뻐하더니
신발 예쁘다는 고모의 한마디에 그걸 그대로 싸주는,
속없는 사람이다.
그 배려의 덕을 누구보다 톡톡히 누리며 자란 주제에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면 화가 난다.
엄마가 자신의 것을 좀더 챙겼으면 한다.
엄마도 좋아하는 것과 하고싶은 것을 욕심냈으면 한다.
오늘 같은 날도 내 생일이라고
택시비가 아까워 버스를 타고
새벽부터 만든 음식을 꾹꾹 눌러담아
무거워진 가방을 들고 오는 모습에
무겁게 왜 가져왔냐는 말이 앞선다.
열 달을 품고 있다가 산고를 견뎌
딸을 세상에 내놓은 날,
엄마가 오늘처럼 자진하여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챙겨줄 엄마가 있다는 것이 감사할 일이라는 것도,
그저 웃으며 고맙다고 말하면 엄마가 행복하리라는 것도,
잘 알지만
그래서 더 고맙다는 말이 안 나온다.
더 가족에게 맞추고 애쓸까봐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