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잠버릇

범인이 나라니

by 우스갯소리

내 잠버릇이 나쁜 줄은 결혼하고서야 알았다.

남편이 자주 침대 끄트머리에서 위태롭게 자는거다.

"남편아, 그러다 떨어져. 왜 그렇게 자는거야?" 하니

남편은 사연 많은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나를 '형'이라고 불렀다.

잘 때 내가 드르렁 드르렁 아저씨처럼 코를 곤다는 거였다.

나를 놀리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해서 픽 웃고 말았는데

잠자는 동안 코골이를 녹음해본 결과 사실로 증명되었다.


그 외에도 누에고치처럼 이불을 몸에 감고 자서

남편을 덜덜 떨게 만든다거나

남편에게 똥침 당하는 꿈을 꾸다가

새벽에 비명을 지른다든가

일일히 나열할 수도 없이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남편은 이제 침대 끄트머리가 자기 자리인 듯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했고,

나를 깨우지 않으면서 이불을 빼내는 기술을 터득했고,

오늘은 또 내가 어떤 잠꼬대를 할지 몰라 재미있다고 했다.


남편...

내가 더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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