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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 Oct 07. 2021

왜 청년 요양보호사는 없을까?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며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생겼다.  


 간병인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장기요양기관의 핵심 종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만들어진 유일한 자격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무려 시도지사가 발급하는 자격증 중에서는 가장 상위에 속하는 국가전문자격증이다. 어르신을 돌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전문성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유지하는 근간이 되는 자격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미래의 유망직종이라고 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말 폭발적으로 자격증이 발급되었다. 자격 발급 초기에는 별다른 시험 없이 교육 이수시간만 이수하면 자격증이 발급되었기 때문에 미리 따두자 라며 너도나도 자격증을 발급받았다. 그래서 초기에는 글을 모르시는 어르신이나 중학생 등 실제로 근무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도 혹시나 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사회복지사나 간호(조무)사 자격이 있으면 필수 이수 교육 시간도 4-50시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격 취득의 벽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최소한의 자격은 검증하자는 의미로 2010년 경부터는 교육 이수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자격증이 발급되었다.


 자격시험은 다른 자격시험에 비해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약 2개월 정도 수업을 성실히 듣고 조금만 더 공부하면 크게 어렵지 않게 합격이 가능하다. 때문에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조금 어렵게 해서 요양보호사의 전문성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저소득, 저학력 취약계층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의견 때문에 조금만 시험을 어렵게 내면 큰 비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인도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는 내국인이다. 간병인 중 조선족 비율이 높은 것과 비교하면 요양보호사는 월등히 내국인의 비율이 높다.


 사실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시는 많은 분들이 사회취약계층인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급여가 낮고 근무가 힘든 열악한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 중에서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높은 노동강도와 낮은 직업적 지위 등으로 인해 많지는 않은 편이다. 따라서 많은 요양보호사분들이 생활전선에 떠밀려 있는 경우가 많으며 생활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 처해 계시다.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요양보호사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일자리'가 아니다.


 요양보호사는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장기요양보험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자격증이자 직종이다. 이런 분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장기요양보험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더불어 요양보호사의 급여 역시 인상되었지만 여전히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에 불과하며,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은 장기요양의 재정을 고려할 때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 요양보호사의 급여를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뿐더러 요양보호사의 급여 수준이 결정되는 것에는 꽤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낮은 급여도 문제이지만 또 다른 요양보호사의 문제는 급여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떤 직종이든 오랫동안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라는 경력 인정이나 상위의 자격증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는 그런 것이 없다. 10년의 경력을 가진 요양보호사라고 하더라도 다른 시설에서 더 높은 급여를 기대하기 어렵고 심지어 채용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다른 직종과 비교했을 때 꽤나 불공정한 처사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즉,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자신이 전문가가 되고 더 일을 잘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이 거의 전무하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근속수당이라는 것을 지급하고는 있지만 월 10만 원도 안 되는 턱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요양보호사 중에는 20-30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새로운 젊은 인력이 계속 노동시장으로 유입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근로자가 일자리를 구할 때 젊을수록 당장의 급여나 근무 수준보다는 향후 기대수익이나 이득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청년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것에서 큰 이점을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최근 지방에서는 요양보호사 채용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요양보호사의 업무에도 분명 숙련도의 차이가 존재하며 전문가도 존재한다. 지금의 환경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이 그들의 실력에 비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 이러한 분들을 대우하고 실력에 상응하는 보답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앞으로는 필요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을 반드시 염두하기 바란다. 단지 봉사활동을 하겠다라던가 그냥 노느니 일하지 하는 마음으로는 요양보호사의 일을 며칠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다면 앞으로도 청년 요양보호사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며 우리의 장기요양 서비스 수준 향상은 점차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높은 확률로 외국인의 비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물론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일자리의 질이 떨어져 낮은 인건비로 대체하게 된다는 것은 제도적인 차원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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