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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 Sep 08. 2021

치매진단 후 공격성이 생긴 경우의 대처방법

치매환자의 공격성


 치매환자의 공격성은 일반적으로 다른 문제행동과 함께 나타나며 돌봄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만드는 행동이다. 사실 공격성이라는 것은 특정한 행동을 의미한다기보다는 폭행 등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고성, 욕설 등 언어적인 폭력, 찡그리거나 화난 표정, 거친 행동 등 다양한 행동들을 포함한다. 때문에 현장에 있는 돌봄 종사자마다 공격성에 대한 인식에는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논문에서도 행동의 특징이나 범위를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공격성은 성격적인 측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치매환자의 문제행동으로 정의하기에는 다소 그 경계가 애매한 측면이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치매 문제 행동으로서의 공격성은 상대적인 의미이며 치매 발병 전과 비교했을 때 나타난 행동변화를 의미한다. 또한 돌봄에 대한 거부로 인해 공격성을 보이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누구나 자신의 요구가 불합리하게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면 화를 낸다. 즉,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상황판단을 잘못하게 되면 상황을 오해할 수 있다. 그러한 오해로부터 비롯된 분노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격성은 그러한 오해로 인한 분노와는 다르다. 그런 종류의 분노는 사실 돌봄자의 치매환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매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치매진단 이후 공격성이 심해진 치매환자의 보호자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그 특징은 굳이 분류해보자면 둘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방금까지 기분이 좋았었는데 사소한 이유에도 갑자기 폭발적인 분노를 표하는 경우가 있다. 둘째로는, 항상 화가 나 있거나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내는 경우이다. 이 분류는 물론 꼭 분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치매어르신의 공격성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구분해 보는 것이다. 


 먼저 전자는 다르게 설명하자면 감정 기복이 심한 경우이다. 정말 격렬하게 화를 냈다가 또 금방 감정이 사라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의 분노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게 전조증상이 있다. 갑자기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점점 화를 내다가 폭발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방금 전까지 유쾌하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매우 사소한 것이다. 사실 그 원인을 찾아 분석하는 것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화를 내는 이유는 언제나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예측이 어렵고 또한 돌보기도 어렵다. 굳이 비 유하 지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다. 


 두 번째는 계속 화를 내거나 사소한 것을 계속 트집 잡거나 하는 경우이다.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었는데 치매가 심화되며 그렇게 된 경우도 있고, 인지저하가 계속되며 점차 주변에 대한 분노가 쌓여 성격이 변화된 경우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치매 자체로 인한 문제인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러한 지속된 부정적 감정상태는 관계와 생활로 인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치매 증상 발현 이후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서 세상에 대해 불신하거나 부정적인 성격을 갖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치매로 인해 갑자기 성격이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치매환자에 대한 보호자의 이해 부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화가 난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요양기관을 다니며 공격성이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한다. 혹은 치매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돌봄자의 돌봄 방식이 바뀌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두 번째 경우에는 치매환자의 상황과 그동안의 생활에 대해 먼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만일 물리적 폭력을 동반하는 경우, 위의 분류와 상관없이 큰 문제가 된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경우 시설에서도 생활이 어렵다.  언어적인 폭력, 욕설이나 고함 정도는 사실 자주 요양기관 내부에서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너무 자주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폭력은 상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어르신 간의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당연히 요양기관에서도 책임이 있기는 하지만, 폭행한 사람도 완전히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따라서 물리적인 폭력이 빈번하면 요양기관을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물리적인 폭력은 요양기관을 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없애야 하는 문제행동이다.


 요양기관에서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요양기관은 의료기관이 아니며 생활하는 공간이다. 물리적인 폭력을 통제하는 수단이라고는 그저 몸으로 막는 방법밖에는 없다. 어르신이 종사자를 공격한다면 종사자 입장에서는 도망가거나 피하는 게 고작이다. 종사자가 어르신께 계속 폭력을 당하다가 폭발하여 같이 폭력을 행사하여 노인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당연히 요양기관에서는 물리적인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적절한 조치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폭력이 동반되는 공격성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안타깝게도 가정이나 일반적인 돌봄시설에서는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고 당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만일 과거부터 폭력적인 부분이 있어 왔다고 하더라도 치매가 되면 그 행동이 증폭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어쨌거나 공격성이 확인되면 앞서 언급한 치매환자의 행동에 따라 대응책을 결정해야 한다. 먼저, 극단적으로 감정 기복이 생기는 경우는 돌보는 사람의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고 기관에서도 정상적인 프로그램 참여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물리적인 폭력이 없어도 최대한 빨리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계속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 있는 경우에는 물리적인 폭력이 없다면 조금 지켜본 이후 진전이 없을 때 의사와 상담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치매는 물론 치료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매로 인한 문제행동은 완화시킬 수 있다. 이를 혼동하면 안 된다. 치매로 인해 공격성이 나타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공격성은 약물 등을 통화 완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치매니까 이러한 공격성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히 물리적인 폭력은 어찌 보면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문제행동이다. 공격성은 생각보다 쉽게 약물로 조절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혹은 일정기간 입원을 하며 어르신에게 적합한 약물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상담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이다. 


 공격성의 문제는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문제행동 보다 빨리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길어지면 보호자의 감정이나 몸이 다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는 이 문제행동을 오래 견딜 수 없다. 이 공격성이 발현되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누군가가 다치기 때문에 그렇다. 시설에는 보다 빠르게 조치가 되지만 가정에서는 이 공격성이 비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다. 감정의 격렬한 등락은 여러 가지 위험한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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