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사업을 하려는 한국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뭄바이에서 만난 무역업 대표는 계약까지 다 됐는데 세금 처리 문제로 6개월을 허비했다고 했다. 델리에서 만난 IT 서비스 업체 대표는 GST 등록이 늦어지는 바람에 첫 프로젝트 대금을 석 달이나 못 받았다고 했다. 방갈로르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매입세액 공제를 잘못 처리해서 예상치 못한 세금 고지서를 받았다.
공통점이 있었다. 제품도 있고, 시장도 있고, 파트너도 있었다. 발목을 잡은 건 세금 구조였다.
GST란 무엇인가
인도는 2017년 7월, GST(Goods and Services Tax)를 도입했다. 그 전까지 인도에는 중앙세, 주세, 각종 부가세를 합쳐 30개가 넘는 세금이 뒤엉켜 있었다. 주(州)를 넘을 때마다 다른 세율이 적용됐고, 세금 계산이 복잡했다. GST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지금 인도 GST는 3단계 세율 구조로 운영된다. 생필품·농산물 등은 5%, 대부분의 서비스와 공산품은 18%, 사치품과 일부 특수 품목은 40%다. 주 내 거래에는 CGST(중앙)+SGST(주), 주 간 거래에는 IGST가 적용된다.
외국 기업이 알아야 할 핵심
첫째, 등록 의무다. 인도 내에 사무소나 거주지 없이 인도 소비자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외국 기업은 GST 등록이 의무다. 등록 없이 공급하면 가산세 대상이 된다. 뭄바이, 델리, 방갈로르 어디에 법인을 두든 이 원칙은 동일하다.
둘째, ITC(Input Tax Credit, 매입세액 공제)다. GST의 핵심 기능이자 가장 많은 실수가 나오는 부분이다. 구매 시 납부한 GST를 판매 시 납부할 GST에서 공제받는 구조인데, 서류 처리나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공제가 거부되고 벌금과 이자가 붙는다.
셋째, 수출 서비스 면세다. 2026년 예산안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인도 기업이 해외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GST 면세(영세율) 적용이 확대됐다. 인도를 거점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유리한 변화다.
매년 바뀐다는 것
인도 세법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유동성이다. GST 위원회는 분기마다 품목별 세율을 조정하고, 예산안마다 구조적 변화가 추가된다. 작년에 맞았던 세율이 올해는 틀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인도 진출 기업에게 현지 세무사(CA, Chartered Accountant)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문가 없이 자체적으로 GST를 처리하다가 누적된 오류로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반복된다.
결론
인도 시장은 기회가 맞다. 그러나 그 기회에 다가가려면 세금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GST는 복잡하지만, 알면 활용할 수 있다. 모르면 사업 시작도 전에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