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살아남기
인도는 참으로 신기하고 흥미로운 나라다. 그래서 여행자들에게 여행에 있어서 도전의식을 가지게 하기도 하고,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유레카'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뉴스나 SNS에서 보이는 인도의 일반적이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들은 여행에 목말라있는 사람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여행한다.
내가 인도를 처음 접한 건 2012년도였다. 한국외대에서 인도어를 전공한 덕분에, 교환학생으로 인도 델리에서 교환학생으로 6개월간 생활을 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도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도 인도, 특히 인도여행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고 불안정했다. 그 이유는, 인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도에 가기 전까지 수도 없이 부정적인 이야기만 들었다. 좋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굳이 좋은 이야기를 꼽으라고 한다면 '인도는 IT강국이잖아'정도로 정말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배낭을 꾸렸다. 같이 갔던 후배들이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형, 어디 가게요"
나는 대답했다.
"응, 여행 가려고"
후배를 비롯해서, 숙소 주인도 화들짝 놀란 모습을 보았다. 내심 그런 모습을 예상했지만, 그렇게까지 놀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어찌 되었든, 나는 바로 밖으로 나와 무작정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배낭과 구글맵을 사용하기 위한 아이패드미니와 여행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렌즈(인도 편) 책을 들고 말이다.
그리고, 2025년 지금까지도 나의 인도여행은 진행 중이다. 인도 현지인들보다 많은 곳을 여행하고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인도를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
인도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질문을 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그중 여행을 하기 전 꼭 알아야 할 3가지에 대해서 공유해보려고 하는데, 이 내용은 내가 경험한 것과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상황과 여행의 목적에 따라 약간의 변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할 때에는 사진도 예쁘게 나와야 하고, 또 오래간만에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새로운 곳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려하게 여행하는 것을 생각한다. 인도로 여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배낭여행을 목적으로 인도에 간다고 해도, 등에 배낭하나를 멘 것일 뿐 배낭도 비쌀뿐더러 가지고 있는 모든 아이템들이 고가의 상품이고 신용카드와 뭉치의 돈다발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도의 더운 날씨 특성상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인도는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나라 중 하나이고, 15억이 넘는 인구의 절반 이사이 빈곤층에 해당한다. 이러한 빈곤층은 대부분은 여행자들이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여행자들에게 특히, 한국인들을 좋아하고 친절하게 대해준다. 모르는 길을 물어보면 최선을 다해서 알려주려고 한다. 가끔은 우리나라돈으로 몇백 원이지만 그들에게는 하루 생계비일 수 있는 짜이(Chai) 한 잔을, 여행자들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지만, 눈앞에 탐욕스러운 물건들이 보이게 되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사람인지라 좋은 물건과 많은 돈이 보이게 되면 그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본인의 상황이 절박하다면 그 욕망은 극에 다를 것이고 결국 어떠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무조건 적인 것은 없다. 다만, 여행자로서 인도라는 나라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런 부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필요한 상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자랑질(?)을 조금만 자제하고 조심한다면 인도를 여행하면서 정말 신기할 정도의 친절과 고마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인도의 날씨는 기본적으로 덥다. 북인도 또는 남인도 고산지대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덥고 델리의 경우 여름에 거의 40도 이상의 날씨가 지속된다. 습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인도의 배수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고, 우기 때 엄청난 비의 양, 기본적으로 인도의 길거리에 고여있는 물들로 인해서 모기는 1년 내내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여행을 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맞게 되는데 말라리야의 경우 복용했을 때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선택사항이다.
인도의 모든 모기가 말라리야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모기가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모기가 많은 곳에 가면 상당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여행자들의 필수 준비물에 모기장이 항상 포함된다. 주간에는 사실 모기에 물릴 염려가 많지는 않지만 특히 숙소에서는 모기가 한정된 공간에 있다 보니 조금만 노출돼도 쉽게 물릴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한 시설이 열악한 게스트하우스보다는 관리가 잘 되는 인도의 최소 3성급 이상의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 인도여행을 하면서 주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는데 모기장을 치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모기장을 탈탈 털어야 할 정도의 모기들이 모기장에 들러붙어있는 것을 경험했다. 그 후로는, 가능하면 호텔을 이용한다.
인도 모기에 물리는 것을 대비해서, 한국의 버물리나 모기기피제 등을 준비하면 꽤 유용하게 쓰인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3. 물 조심하기
인도는 길거리 음식 천국이다. 어디를 가도 짜이(Chai)와 코코넛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인도의 길거리 음식이 더러워 보여도, 대부분 조리과정이 눈앞에 보이기도 하고, 재료들도 생각보다 매우 신선하기 때문에 위생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다만, 물(Water)이 포함되는 음식이나 주스는 다소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더운 날씨에 마시는 코코넛주스, 과일주스, 사탕수수즙 등은 출처도 모르는 곳에서 가져오는 얼음을 갈아서 만들어주는데 이 얼음의 상태는 상당히 더럽다. 아무리 내가 인도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 부분은 절대 옹호할 수가 없다. 물론, 그중에 깨끗한 물을 얼려서 사용하는 장사꾼도 있겠지만 인도의 날씨 특성상 냉동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게 되고, 이는 결국 음식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길거리 음식의 가격을 보면 상당히 저렴한데 이런 비용을 포함하는 음식의 값이 절대 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얼음은 어디 길거리나 냇물에서 받아온 물을 또 어디선가 얼린 물이고 이 얼음은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되어 오토바이나 트럭 등으로 배달이 되고 그 얼음을 칼로 갈거나 잘게 부수어서 주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이 된다.
이러한 물과 얼음으로 만든 음식을 먹게 되면 현지인이 아닌 이상 바로 배탈이 나게 된다. 심하면 물갈이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무조건 물을 조심해야 한다. 단기간 여행하는 것이라면 꼭 생수를 사서 먹고 사용해야 한다. 오랜 시간 인도에 있을 것이라면 어찌 되었든 한 번의 물갈이를 통해 현지 물에 적응하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이다. 한번 물갈이를 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대부분 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마시는 물은 가능하면 사 먹는 것이 좋으나 최근에는 인도에서도 깨끗한 물을 사용하려고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음식점 등에서 제공되는 물은 보통물(Normal water)로 해서 정수물이 나온다. 이런 물의 경우, 너무 예민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셔도 괜찮다.
인도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천국과도 같다. 그만큼 넘치는 매력과 흥미, 즐거움이 가득 찬 곳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이 모든 것을 여행자들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이외에도 조심하고 알아야 할 것들이 많지만, 최소한 이 3가지를 이해하고 인도여행을 한다면 보다 재밌는 인도여행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