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
열심히 사는 것은 분명히 칭찬받을만한 일이지만 가끔 잊을 때가 있다. 왜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지 왜 기록하려고 했는지 왜 발자국을 찍으려고 그렇게까지 안간힘을 썼는지 그 간절했던 시작을 잊고 맹목이 될 때가 있다. 그 시간까지도 애써 '이겨'내며 지나다 보면 좋은 날은 오는 것인지, 그 좋은 날은 어떤 날인지 나는 그것마저도 잊고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마저도 혼란인 날이 있다.
그저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은 정말 오는가. 영감에 대한 글을 쓰다가 그런 순간을 상상했다. 내가 상상했던 어떤 시간이 나에게 드디어 도래했을 때, 나는 그것을 그저 열심히 준비했을 뿐 즐기지도 못하고 누리지도 못하고 허둥대기만 하다가 다른 사람이 복권에 당첨된 이야기를 듣듯 친구가 명품 가방을 산 이야기를 듣듯 내 이야기인데도 남 이야기인 것처럼 내 것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또 나는 열심히 준비만 하게 되지 않을까.
이것은 어쩌면 걱정 많고 불안 많은 나의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또 그렇지 않은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잊은 채로 내가 갖지 못한 것만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정작 좋은 순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것을 누려보는 것, 그 앞에서 나는 온전히 활짝 웃을 수 있을까. 그런 적이 있었나. 그래도 된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 언제인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맨 앞에 나서본 적이 언제인지 생각한다. 다 된 밥 앞에 서서 자랑하는 일 말고, 소개하고 초대하는 떨림을 견딜 힘이 있는지, 키웠으면 써먹어야지. 헬스장에서 근육을 키웠으면 거울 앞을 벗어나 가구 옮기는데라도 그 근육을 써봐야 그게 내 몸인지 알게 되지 않겠냐고. 워치로 심박수를 체크할 일이 아니라 '내가 지금 심장이 빨리 뛰는구나'를 내가 느껴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받는 일보다 더 큰 일은 그 시간을 보상받는 일보다 그걸로 어디까지 갈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알아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느끼고 누리는 것, 그것이 나와 당신의 저력이다.
문을 열고 나가야 보이는 세상이 있어.
연습은 그만해도 돼.
이제 신발을 신고 문을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