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경제적 제약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기회/엄마 채점방식이 달라.
타이틀: 섬에서 살아보니 알겠다/IB교육과 A레벨의 차이점.
부제: 문화적 경제적 제약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기회/엄마 채점방식이 달라.
서울에서 자란 나는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종로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음악 프로그램 방청까지 경험했다. 흙수저였지만 서울에 살았기에, 대중교통만 잘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로 이주한 후, 처음으로 경제적, 문화적 박탈감을 실감했다. 지방에 사는 분들이 지역적 불평등을 이야기할 때,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제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가슴 깊이 와닿는다.
제주영어교육도시, 보이지 않는 경제적 격차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주민들 대부분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이곳에 온다. 목적은 같지만, 그들이 처한 경제적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매번 등록금을 낼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전혀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각 부모가 느끼는 경제적 압박감은 저마다 다르다. 그리고 나처럼 예상치 못하게 이곳에 온 나는, 여기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바로 경제적 상대적 박탈감이었다.
생활비는 예상보다 훨씬 더 높았다. 물류비가 더해진 식자재 가격, LPG 사용으로 인한 연료비 부담, 서울에서는 쉽게 누릴 수 있었던 작은 사치조차도 여기서는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수록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졌다.
아이 교육과 부모의 고민: 경제적, 시간적 제약 속에서
아이 교육의 어려움은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 가장 크게 다가왔다. 육지나 서울에서는 피아노, 미술, 체험학습과 같은 활동을 적은 금액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는 그런 기회조차도 비쌌다. 심지어 제주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이러한 교육에 접근할 수 있지만, 교육 도시 내에서는 그 접근성이 크게 제한되었다.
내가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싶었을 때, 가장 가까운 학원은 대정읍에 있었다. 수업료는 감당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이동 시간이었다. 대정읍까지 가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실질적인 부담이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도 학원들이 생겼지만, 그나마 가까워진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비용은 여전히 나에게 큰 부담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주말마다 제주시로 자녀를 데리고 나가서 프로그램이나 사교육을 받으며 돌아오는 부모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생활은 자녀에게도 힘들고, 부모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된다. 특히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학교 수업의 강도는 높아지고,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부모들이 느끼는 고민은 점점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많이 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것
불편함과 아쉬움 속에서도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첫째, 국제적인 교육 환경 덕분에 아이들은 영어뿐만 아니라 IB 교육을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배울 수 있다. 외국인 교사들과의 수업과 글로벌한 교류 경험은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다.
둘째, 제주도의 자연환경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배움터가 된다. 맑은 공기, 바다, 오름, 숲. 그 안에서 뛰놀며 자라는 것은 분명 값진 경험이다. 봄이면 고사리를 꺾고, 여름이면 바다에서 놀고, 가을이면 오름을 오르며, 겨울이면 바람을 맞는다. 서울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호사다.
셋째, 제주영어교육도시 근처에는 곶자왈국립공원이 있다. 삼정아파트 뒷길로 나서면 곧바로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거대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 새소리, 바람 소리. 아이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다. 그것만으로도 이곳은 특별한 곳이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처음에는 많은 불편함과 아쉬움을 안겨주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점차 다른 시각을 배우고 있었다. 경제적, 문화적 제약 속에서도 아이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물하려는 노력은 나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의 삶은 여전히 많은 도전과 한계를 안고 있지만, 그 속에서 찾은 작은 기회들과 소중한 순간들이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한다.
타이틀: IB교육과 A레벨의 차이점
부제: 엄마, 채점방식이 달라.
딸은 어제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엄마, 역사 코스워크 점수 나왔어. A야."
"엥? 왜 A야? 저번 학부모 면담에서 A*라고 하셨잖아?"
"엄마, 학교에서 본 모의고사 점수는 A*일 것이고 단, 코스워크까지 해서 다시 알려주신다고 했잖아. 역사 과목에서 A" 받는 게 원래 어려운 거라고 하셨잖아. 지금은 이 점수에 만족해.
A레벨 시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어쨌든 나는 기뻐. IB 점수보다는 가끔 A레벨이 더 힘들게 느껴져. 채점 방식도 다르고, 무엇보다 IB 교육에서는 창의성이 중요하지만, A레벨에서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니까."
"그렇구나. 우리 딸 많이 힘들었겠다. 오래된 공부 방식과 생각을 바꾸려니 정말 고생했겠네. 거의 2년이나 걸렸으니까."
"응, 엄마가 생각한 것처럼 쉽지 않았어."
오랫동안 자신이 익숙한 공부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영국 공립학교의 학습 환경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해 온 딸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딸은 11년 동안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교육 방식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독립적인 연구와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학문을 탐구했다. 그러나 영국으로 역이민을 한 후, A레벨로 전환하면서, 딸은 IB에서 배운 방식이 A레벨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줄곤 말하곤 했다.
A레벨과 IB, 두 교육 시스템의 큰 차이
A레벨은 IB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IB에서 강조하는 창의적 접근과 자유로운 사고가 중요한 반면, A레벨은 정확한 이해와 기존 이론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A레벨에서는 시험 중심의 평가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학생들이 기존 지식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IB와 A레벨은 채점 방식과 학습 접근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IB에서 창의성을 중시하는 이유
IB 프로그램에서 창의성은 중요한 학습 가치이다. 예를 들어, **Extended Essay(EE)**와 **Theory of Knowledge(TOK)**와 같은 과제에서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TOK는 지식에 대한 비판적이고 독창적인 접근을 요구하며, EE는 학생이 스스로 연구를 설계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탐구하도록 한다. 또한, CAS(Creativity, Activity, Service) 활동은 학생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한다.
A레벨에서는 정확성과 구조가 중요
반면, A레벨은 주어진 과목에 대해 정확한 이론적 이해와 기존 학문적 규범에 맞는 답변을 요구한다. 창의적인 접근도 가능하지만, 그 창의성은 기존 이론에 부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A레벨의 에세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기존 이론과 일치하거나, 그에 기반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만약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존 이론과 맞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게 제시된다면, 점수를 받기 어렵다.
IB와 A레벨의 가장 큰 차이는 학습 방법과 평가 기준에서 드러난다
IB: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학습을 중요시하며,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한다. 평가에서도 다양한 과제와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다.
A레벨: 정확한 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존 학문적 규범에 맞는 답변이 요구된다. 평가에서 시험이 주요 비중을 차지하며,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이론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
딸은 두 교육 시스템의 차이를 이해하고, A레벨의 구조적인 접근과 정확성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A레벨의 채점 기준을 완전히 이해하고, 두 시스템의 특성을 잘 파악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IB에서의 창의적 사고가 중요한 반면, A레벨에서는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평가 기준이 우선시 된다.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딸은 거의 2년 동안 A레벨을 공부하며 두 교육 시스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학생으로 성장했다. 결국,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큰 도전이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