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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Feb 05. 2021

브런치가 후배를 울렸어요

<인생이 예능인 여자> 매거진을 보고...

 

 어제 10년 만에 한 후배가 전화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얼떨떨했다. 울먹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선배님 응원합니다. 정말 감동이에요. 저 선배님 브런치 계속 읽고 있었어요. 오늘은 참지 못하고 전화드렸어요. 저도 이제 아프리카 TV에서 팀장 달았어요. 글을 읽으면서 그때는 이해 안 가던 선배님의 말들이 다 이해가 됐어요. 그것도 아주 멋있게요. 정말 그때는 왜 저러나 이해가 안 되고 너무 힘들어서 뒤에서 동기들하고 흉도 많이 봤거든요. 아 왜 선배님이 정말 특이하긴 했잖아요. 맨날 남들 안 하는 것 이상한 거 어려운 거만 했잖아요. 이제는 저도 후배들 많이 두다 보니 어느새 저도 선배님이 하신 말들 그대로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선배님이 토크 편집하는 거 형광펜으로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잖아요. 그때는 복잡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선배님 떠나서 다른 데서 일할 때 선배님한테 속으로 욕하면서 배운 대로 했더니 일 잘 배웠다고 그러더라고요. 글들을 보니 선배님이 했던 모든 행동들이 어떤 배경에서 그런 생각 말들 했는지 다 이해가 돼요. (이 부분에서 울먹) 선배님은 항상 다른 거 새로운 거 추구하셨잖아요. 그리고 글발이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선배님이 글을 계속 쓰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님이 솔직히 말은 서툴게 하잖아요. 킥킥킥. 근데 글로는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오랜만에 전화드리는 거라 너무 망설여졌지만 꼭 전화드려 응원하고 싶어서 오늘은 용기를 냈어요. 선배님은 제게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선배님은 제 사수 중에 젤 멋진 사수예요. 넘버 3 안에 들어요. 선배님 존경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앞으로 계속 글 쓰세요. 저 장가도 가고 잘 살고 있어요. 종종 연락드릴게요. 저한테 언제든 전화 주세요. 술 먹어요 우리. 언제든요. 꼭 만나요. 응원합니다. 선배님!"


 참으로 글의 힘은 강하다. 10년 전 막내 조연출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때 투덜대기도 하고 늘 내편이 돼주기도 했던 그 녀석이 이렇게 나를 감동시킨다. 내 25년 예능피디 인생을 27편으로 정리한 매거진 <인생이 예능인 여자>를 다 읽었단다. 쓰기를 너무 잘했다. 글을 써야 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글은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시켜준다. 서로의 마음을 진하게 연결해준다. 그리고 글로 표현된 나는 실제보다 훨씬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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