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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Jan 06. 2021

씻김굿 같았던 45일

1일 3글을 마치며...

 내가 무슨 인기 웹툰 작가도 아닌데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웃긴다. 브런치 시작한 지 45일 동안 귀신에 홀린 듯 계속 업로드 실시간 댓글 답글 하면서 하루를 바쁘게 보내다 보니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다. 지상 최고의 힘든 연말연시를 브런치와 무사히 행복하게 건너왔다.


 피디 생활 마치면 작가가 되겠노라고 십 년 전부터 노래를 불렀다. 자기 최면 같던 뜬구름 꿈의 실마리가 브런치를 시작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물론 브런치는 정통 문학의 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브런치 분들은 글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셨다. 멋모르고 들어왔으나 너무나 인심 넉넉한 좋은 브런치 친구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행복한 글쓰기 나날들이 지속되었다.


 눈만 뜨면 자동으로 글을 업로드하고 이보다 더 청정할 수 있을까 하는 순수한 반응들에 인기 개그맨이 된 것처럼 글도 아니고 예능 방송 자막 같은 것들을 마구 남발했다. 흥행을 먹고사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그 누구보다 시청률에 민감하고 사실 대중이 원하는 걸 알아차리는 건 25년 숙달된 스킬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은 글들 생각 안 하고 올린 건 없다. 일을 할 때도 남들에 비해 매우 직관적인 스타일이라 집중력과 속도감은 월등한 편이었다.


 하루하루 글과의 데이트가 너무 좋았다. 하루에 열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었다. 근데 이제는 호감을 넘어 글 쓰는 걸 사랑하게 됐다. 글과 썸을 타다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돼버렸다. 진지하고 소중하게 다뤄주고 싶다. 매일매일 다듬고 아끼고 사랑해주고 싶다.


 아니 진정한 문학의 길을 가고 싶다. 글공부도 하고 싶고 일단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지만 그냥 닥치는 대로 읽는 스타일이라 독서는 그저 좋은 취미였다. 공부는 아니었다.


 이제 1월이 되어 정말 일도 시작해야 한다. 일과 글공부ㅡ그래 봤자 아직은 책 읽는 것 수준이지만 ㅡ를 병행하려 한다. 그러려고 보니 브런치 업로드는 자제해야 하고 실시간 소통도 금단현상이 매우 극심하겠지만  끊어야 한다.


 그냥 그렇게 하면 되지 왜? 하겠지만 의지박약 하여 스스로 발표 비슷하게 해 놔야 내가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태어나기를 어릿광대 같은 성정으로 태어나 초단기 급속 사랑의 꿀맛을 끊기가 어렵다.


 책 많이 읽고 일도 열심히 하고(정말 하기 싫지만) 브런치에는 올리지 못할 습작시들을 계속 연습해서 좋은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굳이 업로드 안 해도 되는 혼잣말을 또 발행해본다.


 방송 25년 연대기 정리는 끝났고 기획 섭외 연출 십략들은 정리하다 보니 스스로 공부되는 게 많아서 업로드할 예정이다. 나머지 글들은 금단현상과 싸워가며 업로드 자제하고 실시간 댓글 화들짝 답변도 참아내고 공부하기 일하기를 실천해야 한다.


 이런 글 올려 죄송해요. 제가 이런 글 발행하는 이유를 아시죠? 좀 더 성숙한 모습 성장해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싫다고요? 까불이가 사라지는 거 싫어하시는 거 잘 알아요. 좀 더 세련되고 문학적 소양 있는 유머를 구사하려 노력할게요. 그전보다 글이 뜸해져도 (그래 봤자 2일 1 글 정도 )나 잊지 않기 약속 도장 꾹 복사 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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