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았지만 특별했던
가을 밤의 공기를 가르는 풀벌레 소리가 찌르찌르. 열어둔 창을 통해 들어온다.
엄마의 정성 어린 음식으로 배도 가득, 마음도 가득. 풍요롭고 평화로운 저녁이다.
거실에 배를 깔고 눕고 이불을 덮는다.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며 잔잔한 수다가 오간다. 오늘 하루 종일 영화를 보며 깔깔거리며 웃다가 울다가 저녁이 되었다.
특별하지 않았지만 특별했다.
하루에 녹아있는 소소함과 잔잔함이 행복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 거창한 이벤트나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가족과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기억하는 행복한 순간들은 대부분 이런 평범한 날들이다. 엄마가 만들어준 밥을 먹고, 거실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들. 그 순간에는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그리운 순간들이다.
가을 밤의 풀벌레 소리,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가족들의 웃음소리.
어렸을 때는 평범했던 하루가, 바쁘게 살다보니 연휴때나 보낼 수 있는 그런 특별한 하루가 되었고, 언젠가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