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자격 있으니까
'보름달' 선생님을 기억하며.
23살의 젊은 청년이 35살이 되어 다시 물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살아도 전혀 문제없는 걸까?
내성적인 성격이 고민인 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보름달'이라는 상담 선생님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나는 취업을 하고 결혼도 했다.
지금도 나는 극 내성인으로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MBTI 테스트를 하면 항상 I(내향형)이 90% 이상이다.)
삶이 내게 가르쳐준 분명한 사실은
내성적이든 외향적이든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문득 '보름달'이 내게 해줬던 말씀이 생각났다.
또,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다.
10년이 지났지만 당시에 주고받았던 메일주소로 안부를 물었다.
(며칠 후) 답장이 왔다.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다며 본인을 기억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메일의 마지막에는 내가 마음이 더 건강해진 거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보름달' 선생님은 전에도 지금도 그랬다.
어쩌면 밤하늘에 항상 떠다니며 내 마음을 환하게 밝혀 주는
마치 등불처럼 언제나 그곳에서 곁을 지켜준 게 아닐까.
나는 20여 년 전 학창 시절부터 내성적인 성격으로 조용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등교하면 자리에만 앉아 있거나, 친한 친구 몇 명과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수업 참여도 물론 적극적이지 않았다.
주변 학생이 나에게 이목을 집중하면 얼굴도 엄청 빨개지거니와
그런 내 모습에 위축되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발표시킬 때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면 항상 식은땀을 흘려야만 했다.
발표를 해야 할 날이 정해지면 며칠 전부터 걱정했다.
나도 모르는 불안감이 있었다.
대학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서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조언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사회생활에서 그런 성격으로는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부모님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내 성격이 어느 순간 잘못된 성격, 좋지 않은 성격으로 되어 있었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어야 할까?'
혼란에 빠졌다.
나는 지금 이 모습도 썩 괜찮은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발표를 해야만 할 때 며칠 전부터 대본을 짜고 밤새 연습했다.
해야 할 말을 달달 외웠다.
단 한 치의 오차도 있으면 안 됐다.
예상을 벗어나게 되면 얼굴이 엄청 빨개질 테니까.
다행히 발표는 매번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었다.
내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20살이 되던 어느 날 대학교 기숙사 룸메이트가 학교에서 제공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자고 했다.
평소 고민을 학우들과 함께 공유하고 타 학과 친구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못한 척 끌려갔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집단상담이 내 인생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보름달'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된 게 바로 그날이었다.
('보름달'은 상담프로그램에서 쓰는 상담 선생님 닉네임이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한 첫날이 됐다.
어느 작은 방에 학생 6명이 둘러앉았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조심스레 공유했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갔다.
내 고민은 명확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야만 할까.'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나와 같은 고민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했다.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남들 앞에서 발표하기 싫어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나]
'보름달'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보름달]
저는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답니다.
오래간만에 열어본 메일에서 스팸과 광고가 아닌 다정한 편지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마음이 따뜻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10년이 훌쩍 지나 기억나지도 않을 어떤 한 상담자가 메일을 보내왔으니
뜬금없는 메시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나]
상담을 받은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네요.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에 '보름달'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름달]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는 건 특별한 일인 것 같아요.
1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마음을 표현해 주어 감사합니다.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