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놀랍도록 잘 잊는다
내 메일로 퇴직급여정산서가 날아온 날, 신기하게도 나는 3년 만에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어떤 의무감이나 죄책감에서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
퇴사와 함께 찾아온 여유와 막막함이 실감 나자 글을 썼던 나 자신이 생각이 나서 다시 글을 쓰게 된 것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글을 쓰기 시작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고, 프로젝트를 하다 글쓰기를 그만두고 일을 하게 되었으니, 지금까지 내 삶에서 글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 글을 쓴 기간에 비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매거진에서는 생계를 위해 처음으로 정착했던 곳에서 겪은 일들,
그리고 다시 다음 정착지를 찾아 유목민으로 살게 된 사연과 나의 잡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해보고자 한다.
내 기억력은 하찮고 내 삶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되니까.
숨기고 싶은 나도, 도망치고 싶은 나도, 자랑하고 싶은 나도 나의 일부분이니까.
Cover Photo by Andrea Cau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