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원동력 삼아

비교와 열등감으로 또다시 끝까지 버티기

by 즐거운유목민

인턴 생활은 나의 예상과 각오를 비웃듯 훨씬 힘겨웠다. 아직 직무도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매일 새로운 얼굴, 새로운 이름, 새로운 업무가 한 달 동안 쏟아졌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눈치를 보는 일은 많은 에너지를 요구했다. 인턴 과제 준비는커녕 회사에서 하루 넘기기도 버거웠다.


팀장님도 나의 업무나 적응 속도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셨는지 업무와 과제 진행 상황을 묻는 빈도가 잦아졌다. 결국 1-2주도 지났을 때 선배들과 앞 기수들과 비교했을 때 역량이 부족하고 속도가 쳐진다는 피드백이 왔다. 그 피드백은 인턴 기간 내내 이어졌다.


2주마다 인턴과 멘토들을 모아놓고 진행되는 피드백 회의에서도 나는 상무님, 팀장님, 멘토님 중 내 발표를 듣고 한 분도 소리 지르지 않으면 성공인 수준의 보고를 이어갔다. 그에 반해 다른 인턴분들이 수준급으로 보이는 발표를 이어가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가는 것을 보고 나면 수치심과 열등감이 들었다. 내 인턴 과제가 마침내 정해졌을 때, 내가 해낼 수 있는 수준과 강도의 태스크가 맞는지에 대해 염려의 소리가 오가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의 운이 다했고 나의 실력이 들통났기 때문에 첫 회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고 나는 또 정직원 전환이 되었다. 이번에 나는 어떻게 붙었을까? 돌아보면 이번에도 운이 크게 작용했다. 내가 나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해고하지 않고) 끝까지 몰아붙이고 격려해 주셨던 분들 밑에서 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피드백과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과 수치심을 연료로 삼아 끝까지 버텼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턴 기간은 가장 수치스럽고 힘겨우면서도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Shame is the most powerful, master emotion. It's the fear that we're not good enough.
- Brene Brown


Cover Photo by Andrea Ca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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