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이 과다로 이어졌던 순간들
결핍이 나를 항상 이끌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긴 시간 돈을 벌지도 않고, 봉사활동이나 취업 준비 기간도 짧아서 그런지 "나에겐 이런 쓸모가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주장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 내 내면 깊이 '나는 쓸모가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항상 있어왔다.
그런데 내가 회사 일과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면서, 그리고 돈을 받기 시작하면서, 어쩌면 나도 쓸모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다. 나중에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지도 모르고, 회사가 돌아가는데 일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때 나는 신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욕심이 났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감출 기회가 나서 신이 났다. 나는 쓸모 많은 사람이고,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 욕망이 타올랐다.
인턴 때 멘토 분의 가르침을 거슬러 "왜요?" 없이 일을 무작정 받는 일이 많아지고, 나와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팀장님이 자주 바뀌면서 나는 지치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에 실수가 나고, 시간 내에 완성하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다시 나는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야근을 하다 발작이 왔다.
발작이 온 후 나는 회사 바닥에 주저앉아 넋 놓고 울어버렸다.
일을 그만둔 후 병원에서 받은 진단에는 조울증이 추가되어 있었다.
“The key to keeping your balance is knowing when you’ve lost it.”
—Anonymous
Cover Photo by Andrea Cau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