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언제까지 돼요?
인턴 시절, 인턴 보고 때마다 상무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피드백은 '왜?'라는 피드백이었다. 일을 열심히 해 놓고도 그 업무가 왜 진행되어야 하는지, 내가 왜 그 업무를 하는지를 설득하지 못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인턴이나 사원일 때는 말 잘 듣고 시키는 업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면 시키는 업무가 모호하거나 작업을 시작하다 보면 업무 범위가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었다. 말을 잘 듣고 시키는 업무를 하려는데 말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회사에 있을 때 나를 가장 난감하게 했던 말이 "이거 언제까지 돼요?"라는 말이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 일정 산정이 어려워 난감했던 것도 있지만, 이래저래 일정을 협의하고 나면 왜 이 일이 진행되어야 하는지, 왜 이 일이 나에게 맡겨지는지를 모르는 것이 답답하기도 했다. 그래서 작업 관련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일을 맡긴 사람을 기다렸다가 수동적으로 와다다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일을 맡긴 사람이 일의 성격과 일의 배정을 이해하고 나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인내심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었다.) 불명확함과 소통의 부재로 작업을 하고 부정적인 피드백(혹은 무피드백)이 오면 나의 쓸모가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내가 인턴/사원 주제에 꾸준히 3요를 직장에서 실천했다면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었을지는 과거에 대한 가정이라 알 수 없다. 하지만, 제 때에 정확히 일에 대해 되묻고 문제를 짚고 넘어갔다면 불분명한 일에 내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The best code is no code at all.
-Jeff Atw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