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의 가시(김목인)

내 안의 가시를 돌아보며

by 기억의 틈


말투의 가시(김목인)

가끔 말이 마음을 찌른다. 의도는 없었을지라도 무심코 흘러나온 말끝에 가시가 달려 있으면 상대방은 아프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듣는 사람만 다치는 게 아니라 그런 말을 뱉은 사람의 얼굴에도 금세 후회가 어른거린다. 말은 언제나 관계를 드러내는 거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김목인의 노래 〈말투의 가시〉는 그 풍경을 담담히 그려낸다. “당신의 말투에 가시가 붙었어요.” 첫 구절부터 마음을 붙든다. 그는 비난하지 않고 그저 사실처럼 말한다. 그래서 듣는 순간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이 노래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연 목소리와 발음 때문이다. 김목인의 목소리는 힘주어 외치지 않는다. 낮게 깔리지만 분명하다. 그의 발음은 또렷한데, 그 또렷함이 날카롭지 않고 묘하게 따뜻하다. 그래서 가사가 그냥 문장이 아니라 마음에 스며드는 말이 된다.


“이쪽에서 보면 그냥 옷에 붙은 먼지 같은 것뿐인데, 막상 떼 주려니 정말 어렵군요.”

이 가사를 들으면 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다. 누군가의 말투는 어쩌면 작은 먼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쉽게 털어내면 될 것 같지만 막상 직접 손을 대려 하면 머뭇거리게 된다. 괜히 더 큰 상처를 남길까 봐, 혹은 상대가 마음을 닫아버릴까 봐. 그래서 우리는 그냥 바라본다. 안타깝게, 오래.


〈말투의 가시〉는 화려하지 않다. 대신 은근하고 오래 남는다. 듣다 보면 나의 말투가 떠오른다. 혹시 오늘 내가 내뱉은 말들 중에도 가시가 숨어 있진 않았을까. 또는 누군가의 말투에 아프면서도 모른 척 웃어넘긴 건 없었을까. 노래는 그 질문을 조용히 남긴다.


요즘 나는 일이 힘들다 보니 말이 자꾸 곱게 나오지 않는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무심코 뱉은 말끝이 날카로워져 버린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후회가 따라온다. 김목인의 〈말투의 가시〉는 그런 내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같다. 이 노래는 삶의 거대한 이야기를 담지 않는다. 대신 일상 속에서 쉽게 흘려보낼 수 있는 마음의 장면, 말 한마디의 결을 붙잡아 노래한다. 그래서 더 오래, 더 깊이 스며든다.


만약 요즘 대화가 자꾸 서툴게 느껴진다면 말이 자꾸 무겁게만 다가온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권한다.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솔직한 가사가 말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잠시나마 풀어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말투에 가시가 붙어 있다는 걸 잊지 않게 해 줄 것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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