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대표 프로그램 4 - 꽃피는책
오래전부터 숲에 가는 걸 좋아했습니다. 틈만 나면 자연으로 향했지요. 그런데 막상 혼자서 길을 나서려면 큰 결심이 필요했어요. 그럴 때마다 누군가 “우리 같이 숲에 갈래?” 먼저 제안해주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지금 곰배령이 야생화 천국이 되었다는데…” 말을 꺼내면 “좋아! 당장 가보자!” 맞장구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동네책방 ‘꽃피는책’은 ‘우리 같이 자연에 가자’ 옆구리 찌르고 부추기는 책방입니다. 바쁜 일상에 지칠 때, 마음에 가뭄이 들어서 쩍쩍 갈라질 때, 숲에 가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고 마음이 촉촉해질 수 있거든요. 품이 넓은 나무, 길섶의 작은 들꽃, 고운 소리로 노래하는 새들…. 각자의 자리에서 제 소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면서 덩달아 생기를 채울 수 있어요.
자연, 숲, 식물, 생태, 환경을 주제로 하는 꽃피는책에서는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책’으로 자연을 만나는 것이에요. 책 속에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자연, 보이는 것 너머의 자연, 역사와 예술 속의 자연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온라인 독서모임 ‘숲책삶책’에서는 한 달에 한 권 책을 선정해서, 매일 15쪽 안팎의 분량을 읽고 온라인으로 인증합니다. 꾸준히 읽기, 천천히 읽기, 곱씹으며 읽기가 목표예요. 월말에는 책을 쓴 작가를 책방으로 초청해서 북토크를 열지요. ‘선 독서 후 북토크’ 원칙에 따라 책을 읽은 독자들이 북토크에 참여하다 보니, 폭넓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오간답니다.
생태 독서모임 ‘피움’에서는 환경, 여성, 공동체 등을 주제로 책을 선정해서 2주에 한 번씩 모임을 하고 있어요. 유랑책방 ‘지구하다’와 함께 공동 주최하는 모임으로 ‘슬기로운 지구살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벌써 3년째 이어오는 장수 모임이에요.
꽃피는책이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방법, 두 번째는 식물을 기르는 기쁨을 나누는 것입니다. 집 안에 작은 화분 하나만 있어도, 온 집에 생기가 도는 느낌을 받아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식물을 기르려면 물은 어떻게 줘야 하는지, 햇빛은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 식물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꽃피는 가드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직접 식물을 기르다 보면, 길에서 만나는 다른 식물이나 숲에서 만나는 생물에게도 관심이 생기게 되지요.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직접 자연으로 나가는 것 아니겠어요? 꽃피는책 책방은 서울 양천구 용왕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요. 날이 좋을 때면 북토크도, 시 낭독회도, 용왕산 숲속에서 진행합니다. 틈만 나면 사람들과 함께 숲으로 가요.
‘어린이생태작가단’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그날의 감상을 글이나 그림, 노래와 영상 등으로 표현하는 활동이에요. 아이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서 책으로 만들고요. 부모님의 전언에 따르면 아이가 집에 가서도 시를 지으며 논다고 해요.
어른들과는 ‘산책 드로잉’ ‘스케치 유람단’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산책 드로잉은 책방과 가까운 공원이나 숲을 산책한 다음, 산책길에서 만난 식물을 관찰하고 그려보는 프로그램이에요. 생태 그림책을 만드는 안경자 그림작가님이 이끌어주고 계세요. ‘산책 드로잉’이 식물을 그리는 모임이라면, ‘스케치 유람단’은 풍경을 그리는 모임이에요. 도시와 자연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을 찾아가서 산책한 후에, 어반 스케치로 표현해봅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는 분들에게 ‘그리기의 즐거움’을 안겨드리는 프로그램이에요. 자연을 산책하는 시간이 곁들여지니 행복감이 배가 될 수밖에요.
꽃피는책은 그 밖에도 ‘숲시삶시 낭독모임’ ‘들꽃자수 워크숍’ ‘압화 작품 만들기’ ‘그림책과 원예치료가 만난 토닥책쓰담꽃’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자연을 만나는 시간을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꽃피는책의 주선으로 누군가 자연과 한 뼘 더 친해지고 그만큼 ‘참 살맛나는 삶이구만!’ 느낀다면, 꽃책지기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답니다. 숲길을 함께 걸을 친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사람과 자연의 만남을 주선하는 마담뚜 꽃피는책을 찾아주세요.
김혜정_책방 ‘꽃피는책’ 대표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1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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