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독서 Aug 27. 2022

심오하고 묘한 그림책 공간

공유하는 그림책 공간 - 그림책방 오묘

‘오묘’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심오하고 묘하다’라고 나옵니다. 그림책방 오묘는 심오하고 묘한 그림책의 매력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만들었습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 읽는다는 편견을 깨고 어른들 역시 그림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나이가 들수록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물리적인 공간을 갖기 힘들다면 그림책을 통해 마음의 방을 찾길 바랐습니다. 그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진짜 ‘나’를 만났으면 했어요. 그래야 타인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그림책방 오묘는 그런 공간이고 싶습니다. 


그림책, 세상과의 연결

저희는 그림책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시작은 도서관 사서와 동아리 회원이었는데 대화를 나눌수록 비슷한 점에 반가웠고, 다른 점에 끌렸죠. 인연이었는지 저희 둘 다 모두 예술치료를 공부하면서 그림책뿐만 아니라 심리, 문학, 철학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배움을 토대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방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의미가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제약이 많은 상황이지만 현재는 다양한 모임과 학교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모임을 소개하자면, 오묘는 책 한 권을 깊게 읽는 모임뿐 아니라 그림책과 다른 분야의 책을 연결하여 읽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철학·심리·소설 등의 책을 그림책과 같이 읽으면서 보다 깊고 다양하게 사유하려 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모임이 ‘심리와 그림책의 만남’입니다. 사람의 성격을 아홉 가지로 분류한 성격 유형 지표인 에니어그램에 대해 알아본 후 각각의 성격을 보여주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진짜 나를 찾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융의 그림자 이론과 그림책을 연결하여 읽으면서 내면에 풀지 못한 상처를 직면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그림자는 외면하고 제거해야 하는 게 아니라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읽으면서 삶과 죽음, 본래적인 삶,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깊게 다가갔습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나와 타인을 받아들이면서 함께 성장하고 나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나 자신에게서 시작하지만, 점점 확대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대한 고민을 마주하게 되죠. 인문학과 그림책을 연결하여 읽으면서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미래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등에 대해 나누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소 어렵기도 하고, 불편할 수도 있는 분야의 책을 그림책과 연계하여 쉽게 다가갑니다. 이 작업을 통해 그림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지요.


그림책, 함께하기에 가능한 시간

함께 책을 읽고,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건 무척 소중하고 값진 경험입니다. 혼자 책을 읽었다면 끝까지 보지 못하거나, 좁은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면서 제 방식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을 거예요. 

책을 매개로 만난 분들 덕분에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덕분에 그림책에 울고 웃으면서 서로의 존재에 위안을 받습니다. 그림책방 오묘는 오늘도 다정한 말을 건넬 준비를 합니다.  


•인천 부평구 주부토로 184 상산빌딩 201호

•010-9098-7462

•http://www.instagram.com/omyo_1122


이민경, 성지연_그림책방 오묘 책방지기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작가의 이전글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는 기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