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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ug 29. 2022

온 가족이 그림책과 노는 복합 문화공간

공유하는 그림책 공간 - 그림책숲

그림책숲은 그림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국내 유명 그림책작가들의 ‘신박한 그림책 전시회’가 열리는 그림책 갤러리, 15년 차 그림책 기획·편집자 겸 아동심리치료사가 엄선한 그림책을 전시 판매하는 그림책 전문서점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함께하는 통합예술교육센터인 그림책 아트스튜디오를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림책숲이라는 이름 안에서 그림책 갤러리, 그림책 전문서점, 그림책 아트스튜디오 세 공간이 동시에 운영되다 보니, 사실 많은 분이 

“그림책숲은 뭔가 재미있어 보이는데 딱 뭐 하는 곳인지 설명을 못하겠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 재미있어 보인다는 말이 기분 좋아 

“그냥 그림책이랑 노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재미있어 보이면 성공했네요”

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이런 제 대답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그림책숲이 시작된 이유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가족을 위한 문화가 있는 곳

저는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만드는 편집자였습니다. 글과 그림이 함께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정말 좋아했는데, 책을 만들면 만들수록 그림책이란 매체를 나만의 시각으로 연구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어요. 그래서 대학교 때 잠시 공부했던 미술치료에 그림책을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아동심리와 미술치료를 공부했어요.


저는 주로 다문화 가정, 탈북 가정, 한부모 가정, 대학병원 장기 입원 아동, 성폭력 피해 아동 등의 심리치료를 진행했는데 제가 만났던 내담자들에게 정말 많은 그림책을 읽어줬어요. 무릎에 앉히고, 손을 잡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읽고 또 읽어주면서 그림책이 가정과 아이들에게 미치는 따뜻한 영향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림책의 주인공에 빗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 그림책의 한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엄마,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 그들을 만나면서 어떤 주제의 책을 내서 얼마나 많이 팔까를 고민했던 저의 편집자 생활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깨달았죠. 그림책은 가족을 위한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이 시기 정말 많이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 사이 저 역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심리치료나 부모 교육 등을 통해 점점 더 많은 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언제든 놀러와 좋은 그림책도 보고, 그림책으로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제 아이도 그곳에서 키우고 싶었고요. 그래서 무작정 하남시 미사 신도시 내에 자그마한 책방 공간을 열게 되었습니다. 말이 책방이지, 그냥 그림책 놀이터 같은 곳이었어요. 그림책을 기반으로 엄마 아빠 아이, 가족들이 함께 즐길만한 놀거리를 계속 고민하고 실험했습니다. 그림책은 가족을 위한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현하고 싶었어요.


엄마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그림책과 명화를 함께 감상하는 ‘미술관 옆 그림책방’, 아이들이 그림책에서 영감을 받아 마음껏 자기를 표현하는 ‘그림책 아트스튜디오’, 아빠랑 아이가 그림책도 보고 함께 춤도 추는 ‘그림책 아트 살롱’, 재미난 놀거리는 무궁무진하더라고요.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엄마들이 점점 많아졌는데, 이 엄마들이 정말 왕년에 예술 좀 하던 분들이었어요. 무용, 음악, 무대연출, 회화,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림책숲을 드나들며 그림책숲의 콘텐츠 역시 나날이 다양해졌습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전시회

그리고 지금의 공간이 완성되었죠. 그림책숲에서는 단순히 원화를 감상하는 전시가 아닌, 그림책작가의 상상력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아이들이 자기만의 이야기로 확장해 나가도록 이끄는 그림책 전시회가 열립니다. 7~8월에는 경혜원 작가의 ‘상상 없는 세상은 너무 심심해’ 전시회가 열렸고, 9월 말부터는 밤코 작가님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에요. 서점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어린이가 재미있어하는 책이 무조건 중심이에요. 온 가족이 깔깔거리며 그림책 보는 풍경을 가장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트스튜디오에서는 오늘도 꼬마 예술가들이 그림책을 마구 꺼내 읽고 받은 영감으로 자기만의 예술 작품을 만듭니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설치 작품도 만들면서요. 

그리고 내일은, 그림책숲에서 또 어떤 재미난 일이 벌어질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세상에 좋은 그림책은 너무 많고, 그림책숲도 매일매일 그림책을 보며 새로운 영감을 받으니까요.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66, 3층

•0507-1374-0518

http://forestpicturebook.modoo.at


표유진_그림책숲 대표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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