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민주 어머니는 요즘 민주의 또래 관계에 고민이 많습니다.
집에서는 엄마에게, 아빠에게 재잘재잘 말도 잘 하는데, 친구들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그때 왜 말을 안 했는지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고요.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뒤처질까 봐,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특히나 친구들 앞에서 말을 하지 않으면 부모는 걱정이 됩니다.
언어가 없다면 사회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왜 친구들 앞에서 말을 하지 않게 되었을까요?
엄마, 아빠 앞에서 말을 잘 하지만 집에서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과 또래와 대화하는 것은 다른 부분입니다. 엄마, 아빠 앞에서는 아이가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해도 다 이해하고 알아주고, 앞뒤 말을 자르고 단어만 말해도 척하고 알아주지요. 상황과 맞지 않는 말을 해도 크게 문제 될 것도 없고요.
하지만, 친구들과의 대화는 다릅니다. 6세 정도가 되면 상황 파악이 어느 정도 됩니다. 누가 말을 잘 하고 말을 잘 못하는지도 아이들은 다 파악하고 있죠. 나의 의견, 주장 그리고 일상에서의 티키타카의 대화 기회가 적었다면 친구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세상을 배우며 성장하는 존재이지요. 그래서 실수를 해도 어른들이 이해를 해줍니다. 그렇다고 아이 스스로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서 창피함을 많이 느끼는 아이라면 더 완벽하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죠. 또는 실수가 용납이 안되고 완벽을 요구하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라면 실수할까 두려워 말을 안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요구사항을 말하기 전 부모나 성인 또는 주변에서 다 해결을 해주었다면, 아이는 말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말 안 해도 주위에서 다 해주니까요.
부탁도, 요구도 해 봐야 늡니다. 그런데, 필요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아이는 점점 언어로 소통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지요.
아이가 필요한 것을 말할 때까지, 말을 하다가 기억이 안 나서 그 기억을 찾을 때까지 부모는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재촉되지 않고, 내가 무시당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릴 시간이 아이에게 있는 환경 속에서, 아이는 당황하지 않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이 안 나서 속상하겠구나. 언제든 생각나면 이야기해 줘. 엄마는 기다리고 있을게.”
라고 말을 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말을 할 때는 눈을 마주 보며 아이의 이야기에 진심을 다해 귀 기울여 주세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경험을 한 아이는 말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질문을 할 때 닫힌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닫힌 질문이란, “예.”, “아니오”만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은 말을 할 필요성을 없게 만듭니다. 고개만으로도 충분히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국은 말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 닫힌 질문입니다.
열린 질문은 닫힌 질문과 반대입니다. 아이가 이야기를 하게끔 하는 것이 열린 질문이지요.
“그다음은 어떻게 됐어?”
“너는 어떤 마음이 들어?”
아이가 단답형이 아니라 서술형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이 열린 질문입니다.
열린 질문에 답을 하는 연습을 통해 아이는 대화의 기술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말을 잘 하지 않는다면, 그 상황이 불편하고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가 실수해도, 말을 잘 못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고, 아이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세요.
아이가 말을 못 한다고 부모가 대신해서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는 나는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며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주고, 아이의 마음에 안정감을 갖도록 분위기를 형성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