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삼차원으로 보는 방법
영화 I'm Steel Here는 체제에 대한 영화였고, 한 여자의 삶에 대한 영화였다.
사실 거기서 멈춰도 된다.
자유란 무엇인가, 민주란 무엇인가,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
대단한 여자가 있었네, 하고 끝내도 된다.
하지만 그 영화를 자신의 삶으로 가져오는 순간,
영화는 갑자기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자기 삶에 비춰보는 순간, 체제는 구조가 아니라 내가 견뎌온 방식이 되고
영웅은 전설이 아니라 내가 외면해 온 선택이 된다.
그래서 영화는 자기 성찰이 가능한 사람에게서 비로소 삼차원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자기 삶을 가져오지 못하면 아무리 위대한 영화적 서사도 결국은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로 남는다.
그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우리는 늘 영화의 표면에서만 맴돈다.
아무리 많은 영화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자기 삶으로 끌고 들어와 자기 삶의 구석구석에 비춰보지 않는 한, 영화가 삶의 흔적이 되거나
삶을 바꾸는 경험이 되기는 어렵다.
영화는 그렇게 살아본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