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1.

by 정오의 햇빛

영화를 보는 동안 나는 자꾸 내 모습을 찾았고 동시에 언니의 얼굴과 오빠의 얼굴을 겹쳐 보았다.

닮은 점을 찾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공통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 속 어딘가에 우리 셋이 덩어리진채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잘 연결되진 않지만 유사성이 있다고 느껴졌다.


너무 이질적이고 명백하게 그려진 인물들과 상황들. 생활의 장면들이 지나치게 선명해서 무의식이

스며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언저리 어딘가 뭔가가 있다는 예감만이 멀리서 빙빙 돌고 있다.

아직 영화를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의 표면을 또렷하게 재현하는 영화는 표면과의 교집합을 찾지 못하면 무의식이 들어갈 입구를 쉽게 열어주지 않는다.

상징은 숨지 않고 은유는 연결하기 힘들 만큼 넘친다.

피와 폭력 공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음악과 거칠고 음산한 배경은 의식을 계속 깨어 있게 만들고

나는 영화에 닿지 못한 채 스크린 앞에 묶여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쉽게 보내지지 않는다.

뭔가 있는데 아직 말로 붙잡지 못한 이 거칢이 영화를 끝내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보이게 될 것이라는 느낌도 함께 있다.


표면이 희미해지고 영화 속 자극이 사라지고 부풀린 감정과 스토리가 빠지고 뼈대만

남게 되면 그 자리에 드러나는 것은 결국 내 주변의 사람이고 내 이웃의 삶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용자체는 단순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아직은 보낼 수 없다.

아직 내 안에서 의미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금도 계속 내 안에서 돌고 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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