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잘 보내주는 것

by 정오의 햇빛

오늘 새벽 네 시, 나는 깨어나는 나를 만났다.

아직 아침이 되려면 한참 남은 시간.
어둠은 그대로였지만 나는 이미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원했던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잠에서 막 떠오르는 생각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 일.
흩어지기 전에 만나주는 일.


나는 늘 깨어날 때는 만나주지 못했고 잠들 때는 보내주지 못했다.

깨어나는 나는 붙잡히지 못한 채 흘러갔고,
잠드는 나는 불안 속에 붙들린 채 놓이지 못했다.

그래서 잠들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호르몬이나 리듬의 문제가 아니라 잠드는 나를 편안히 보내주지 못하는
어긋난 사랑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이제는 알 것 같다.

깨어나는 순간에는 다가가 만나주고,

잠드는 순간에는 “잘 자.” 하고 부드럽게 놓아주는 것.

만날 때는 만나고 보낼 때는 보내는 것.


사랑이란 붙드는 일이 아니라 제자리에 두는 일이라는 걸.


오늘 새벽, 나는 나를 만났고 이제는 나를 편안히 재울 수 있을 것 같다.


자장자장 오늘 밤엔 잘 재워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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